<1> 코커스(당원대회) 민주, 지지층 여론 외면 후보 패배 아이오와州서 실시… 공화도 합류
2020년 2월 미국 민주당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손을 들어 투표하는 유권자들. 디모인=AP 뉴시스
11월 5일 미국 대선에 나설 야당 공화당 후보를 뽑기 위한 첫 경선이 15일 중부 아이오와주(州)에서 열린다. 이 경선은 당원들만 투표에 참여하는 ‘코커스(caucus·당원대회)’ 방식으로 치른다. 코커스는 아메리칸 원주민 알곤킨족의 언어로 ‘원로’, ‘추장회의’ 등을 뜻한다.
코커스에 참석한 당원들은 공개토론을 벌인 뒤 손을 들거나 줄을 서서 자신이 지지하는 주자를 알린다. 그런 다음 공화당은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주자에게 해당 주의 대의원을 전부 몰아 준다. 민주당은 각 후보의 득표율에 따라 대의원을 할당한다.
미 대선은 1789년 처음 실시됐지만 각 당 대선 후보를 당원 등의 의사를 반영해 선출한 역사는 불과 5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8년 당시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지층은 전쟁 반대를 외치는 후보를 원했다. 반면 당 수뇌부는 대도시 시카고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반전을 외치지도 않고, 지지율 또한 낮은 휴버트 험프리를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 결국 실제 대선에서 공화당 리처드 닉슨 후보에게 패했다.
첫 경선지라는 상징성으로 주목받지만 아이오와 코커스의 승자가 반드시 백악관 주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2020년 대선 때 이 지역 민주당 승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이었다. 2016년 공화당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3일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바이든 대통령까지 포함한 진정한 의미의 첫 경선을 치른다. 바이든 대통령이 “300만 명 인구 중 90%가 백인인 아이오와주가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변경을 주장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1000만 명 인구 중 21.5%가 흑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이곳 경선에서 처음 승리한 여세를 몰아 민주당 후보가 되고 대선에서도 이겼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