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영 컨설턴트 짐 콜린스는 저서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에서 성공한 기업이 실패하는 이유가 과거의 성공에서 비롯된 자만심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성공으로 인한 자만심은 리더가 맹목적으로 고성과를 추구하거나 다가오는 위험과 위기를 부인하는 태도를 갖게 만들고, 예상치 못한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결국 조직을 쇠퇴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고려대, 영국 그리니치대 공동 연구진은 과도한 자신감, 맹목적인 성과에 대한 기대 등 과거의 성공에서 얻은 부정적인 태도와 습관이 리더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리더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을 때 학습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래 성과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를 설정하고 추구해 발전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연구진은 심리학, 뇌과학, 경영학을 포함한 300여 개의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학습 향상 전략을 포함한 5가지 학습 루틴을 제시한다. 첫 번째 학습 루틴은 새로운 도전을 할 때 긍정적인 감정을 끌어내는 것이다. 연구진은 조직 구성원들이 호기심과 흥미를 갖고 새로운 경험에 열린 태도를 가질 때 학습 활동이 활발히 이뤄진다고 말한다. 긍정적인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이 활동을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활용할 수 있다.
세 번째 학습 루틴은 좌절, 도전, 역경의 상황에서도 학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미국 심리학자 캐럴 드웨크의 설명에 따르면 ‘성장 마인드셋’을 지닌 사람은 발전의 힘을 믿는 반면에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지능과 성공을 위한 필수 능력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믿는다. 리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하며 개선할 수 있다고 믿으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네 번째 학습 루틴은 새로운 문제에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이다. 유연성은 리더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을 조정하고, 현재 진행 상황을 고려해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며, 주기적으로 목표와 진행 상황을 평가해 단계적으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을 뜻한다. 과도한 자신감을 가진 리더와 달리 유연한 리더는 목표 달성을 위한 목적과 과정에 대해 항상 질문하며 현재 진행 상황과 개선할 점을 파악해 방향을 전환한다. 이런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연한 접근 방식에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와 좌절을 겪을 용의가 있는가?’ ‘방향을 전환하더라도 성과를 지속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마지막 학습 루틴은 피드백, 코칭, 발전 기회를 찾는 것이다. 성공한 리더는 잠재적 멘토를 찾아 자신의 발전을 위한 피드백을 구하는 습관이 있다. 연구 결과 비즈니스에 대한 특정 지식 등 정보적 지원, 타인과의 상호작용이나 협력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에 관한 지원,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고 다루는 데 도움을 주는 감정적 지원 등의 사회적 지원은 리더가 인생에 의미 있는 변화를 추구하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는 경험이 풍부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멘토나 역할 모델로 삼고 잘하고 있는 부분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의견을 구하면서 이런 사회적 지원을 얻을 수 있다.
성공한 리더들의 경험이 과도한 자신감과 같은 부정적 태도로 이어져 학습에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있다. 리더가 앞서 제시된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되는 학습 루틴을 받아들인다면 과거 성공에서 기인한 부정적 태도를 극복하고 더 나은 리더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기사는 DBR(동아비즈니스리뷰) 383호(2023년 12월 12일자)에 실린 ‘리더는 ‘과거 성공의 자만심’ 먼저 버려야’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한지영 비어케이 영업2본부장·기술경영학 박사
정리=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