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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양당 독점구도 깨는 의석수 필요…지역구 전부 출마”[일문일답]

입력 | 2024-01-11 16:11:00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총선에서 신당이 목표로 하고 있는 의석수에 대해 “양당의 철옹성 같은 독점 구도를 깨뜨리는데 의미있는 정도의 의석, 되도록이면 많이 얻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총선 지역구 출마 규모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한 다 (후보를) 내야 한다. 전부 다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일문일답에 나섰다.

다음은 이 전 대표의 일문일답

-오늘 오전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이 탈당을 만류하는 메시지 냈다. 어떻게 보셨냐.


“그분 뿐만이 아니라 120여명의 동료 의원들께서 그런 성명을 발표했다는 거 알고 있다. 제가 그분들의 처지였다면 훨씬 더 점잖고 우아하게 말했을 거 같은데 하는 아쉬움 있다. 제가 늘 말씀드리는 것처럼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건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아서다. 그분들이 오늘 제 기자회견를 목전에 둔 시점에 그런 말씀을 하시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런 노력을 평소에 당의 변화 위해 썼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대담 방송 녹화을 진행했고 두 분이 연대를 안 할 이유 없다고 말씀하셨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준석 신당과 연대할 것인가.

“늘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협력할 용의가 있다. 그리고 협력해야 한다. 나라를 망가뜨릴 정도로 왜곡되고 있는 양당 독점의 정치구도를 깨는 일이 만만찮기 때문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 힘을 모아야 한다”

-민주당에 없는 어떤 가치를 담은 당을 만들려고 하시냐.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보다 반발자국만 앞서 가라고 주문하시면서 늘 중도 개혁 추구하셨다. 지금 민주당이 놓치고 있는 것은 그런 노선이라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을 자처해왔다. 근데 지금 민주당이 과연 중산층과 서민의 신뢰를 충분히 받고 있는가. 또 김 전 대통령이 추구하셨던 중도 개혁의 길을 걷고 있는가. 많은 의문을 남긴다. 그 길을 저는 민주당이 잃어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길을 되찾아서 지금처럼 거대 양당들이 사활을 걸고 극한 투쟁만 계속하는 이 상황에서 국민을 위해 합의하고 생산해내는 정치로 바꾸는데 새로운 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길을 가고 싶다.”

-민주당이 다시 그 길을 걸어 간다면 복귀하실 것이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 국회가 어떻게 일해왔던가, 양당 관계가 어떘냐는 건 여러분이 더 잘 알고 계신다. 서로 사활을 걸고 투쟁을 하다 보니까 정작 국민을 위해 할 일은 소홀히 했고 또 법안 안건을 처리한다고 해도 한쪽은 단독 처리, 한쪽은 거부권이라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국민들의 손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는 무익의 정치가 계속 되고 있다.”

-이준석 신당, 금태섭 신당, 이낙연 신당이 모인다고 해도 서로 가치가 다르고 바라보는 게 달라 결국에 찢어진다는 혹평도 나온다.

“원래 대중정당에는 일정한 스펙트럼이 있기 마련이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그것을 너무 크게 볼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통점을 찾아서 그것을 추구하는 게 훨씬 더 생산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기자회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언급했는데 전임정부 함께 하신 문재인 전 대통령 언급은 없다.

“지금 김대중·노무현 정신 전설같은 유산이 되어 있는데, 문재인 정신과 가치는 현재 진행형이라 역사에 올리기는 아직은 좀 빠르지 않나. 그래서 뺐다.”

-‘원칙과상식’과 우선 협력하겠다고 했는데 만나서 의논하는 자리를 가지셨거나 가질 예정인가. 창당준비위원회부터 함께 꾸릴 예정인가.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또는 어떤 지점에서 함께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지금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윤영찬 의원은 공천 때문에 잔류한 거 아닌가.

“윤 의원께서 굉장히 어려웠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저를 도와주셨던 거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윤 의원의 고민은 현모씨의 문제가 나오기 전부터 있었다. 그래서 공천 때문이라는 건 지나친 규정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해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저도 그렇고 문재인 전 대통령 본인도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준석 전 대표께서 전혀 다른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이 잃어버린 가치를 지키겠다고 했다. 만약 이준석 신당과 연대하면 불가능한 것 아니냐.

“다른 경로를 거쳐오신 분들과도 함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개개인의 가치관은 존중돼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저는 죽는 날까지 그 정신을 지켜가겠다고 다짐했다.”

-신당의 목표는 무엇인가.

“양당의 철옹성같은 독점구도를 깨뜨리는 데 의미있는 정도의 의석이다. 되도록이면 많이 얻었으면 좋겠다.”

-민주당에서 24년 동안 5선 의원을 했고 전남지사에 국무총리까지 했다. 당원과 지지자들의 배신감과 신당 창당 명분 없다고 비판하는 논리에 대해 어떻게 보시냐.

“충분히 이해한다. 그 점은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저도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날까지 민주당 당원으로 수십년 동안 아무런 보상도 받지 않고 봉사했기 때문에 그 심정을 잘 알다. 그래서 그 분들께 특별히 이해를 구하는 회견을 했다. 이런 고민을 제가 했었다. 지금 민주당에 남아서 아무 말도 못하는 채 따라 다니면서 선거에서 응원이나 하는 일이 더 가치 있는 일일까, 아니면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수많은 국민들께 길동무라도 돼 드리는 게 더 가치있는 일일까. 두 가지를 놓고 고민했다. 후자가 더 가치있는 일이라고 결론냈다.”

-선언문에 거대 담론을 제시했다.

“제가 새로운 미래를 위한 다짐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뭘 하고자 하느냐 하는 것이 덜 알려져 있다. 또 언론들도 즐겨 다루지 않는 분야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비전을 중심으로 국민들과 소통하겠다는 그런 의지로서 말씀을 드렸다. 앞으로 몇가지 단계마다 점점 더 구체화해서 말씀 드리는 계기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위한 시작으로 오늘 조금 내놓았다.”

-신당에 청년과 전문직 참여 필요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어떤 인물이 참여하느냐.

“전문직도 굉장히 다양해지는 시대다. 아까 다양성의 시대라고 말씀드렸다. 그 다양성의 시대를 양극정치로는 어떻게 대체할 수 없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직이라는 것도 어느 한 두 분야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분야까지 포함해 많은 분들이 와주시기를 바란다. 지금 많은 분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인가.

“예를 들면 이종훈 동지처럼 돌봄노동자다. 이런 분들은 돌봄 자체를 전문직으로 생각하고 봉사하고 계신다. 그런 분들을 많이 모시고 그런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입법하는 노력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

-민주당 내에서 친낙계로 불리는 의원들이 적지 않은데 추후 생기는 신당 합류와 관련해 설득할 계획이 있는가.

“제가 여러 차례 말한 바와 똑같이 정치인의 거취에 대해서는 남이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 현역 정치인들은 굉장히 고려해야 될 일이 많고, 또 정리해야 할 일도 복잡하다. 제3자가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기자회견 전까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연락이나 대화를 했는가.

“제가 귀국 이후 두 번 뵀다는 얘기는 이미 했다. (문 전 대통령을) 뵀을 때 정치적인 현안이나 국가나 당에 대한 우려를 교환한 바 있다. 엊그제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에서 문 전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 중에 주목한 것은 ‘정치가 다시 희망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말씀에 주목했다. 그 말씀은 현재 정치는 희망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저도 똑같다. 현재의 정치가 국민께 절망을 드리기 때문에 희망의 통풍구, 바람이 통하는 그런 길을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다. 그 점에서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문 전 대통령의 우려와 어긋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늘 회견문 서두에 이재명 대표의 쾌유를 빌었다. 당무에 복귀하면 탈당 경위 논의할 생각이 있는가.

“그렇게 할 것 같진 않다.”

-선거법 개정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

“민주당이 이미 오래전부터 지켜왔던 입장이다. 그리고 대표도 공약했다. 그대로 연동형을 유지하는 길이 옳은 길이다. 원래 민주당은 다당제를 지향했었고 소수정당을 도우면서 그 소수정당을 우군화했던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 소수정당을 배제하려는 이상한 기운이 생겼는데 그것은 오만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다당제를 추구했던, 소수정당을 지원하고 배려했던 그 전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탈당을 결심하게 된 계기나 가장 아쉬웠던 지점이 있는가.

“어떤 단일 사건 때문에 갑자기 생각이 바뀌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길게 보면 몇 년 동안, 짧게 보면 몇 개월을 줄 곧 고민해왔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났었다. 3총리는 협력할 것인가.

“그 분들은 저와 마찬가지로 대단히 책임있는 역할을 당과 국가에서 했었다. 세 사람이 함께 모이지는 않았지만 일대일로 만나 국가와 당을 걱정하는 문제의식은 공유한 바가 있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하자는 얘기는 누구도 거론하지 않았다.”

-253석 지역구 의석 중 차기 총선에 내세울 지역구 후보 규모는 얼마나 되는가.

“할 수 있는 한 다 내야 된다. 전부 다 내는 것이 목표다.”

-진보와 보수가 평등이나 자유, 대북정책에 대한 입장이 다른다.

“그거야말로 지혜가 필요하다. 입장이 다른 분과 만날 때도 나의 입장은 분명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제가 저희 입장을 밝혔다. 그 가치와 정신을 죽는 날까지 유지하겠다고 약속드렸다. 예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신과 정반대의 보수의 지도자와 연립정부를 꾸렸다. 아주 보수적이었던 분을 통일부 장관, 안기부장을 시켰다. 그래도 국정을 잘 운영했다. 지금 제3지대에서 만날 사람들이 김 전 대통령이 만난던 분들보다는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제3지대 빅텐트가 현실화 되면 굉장히 넓은 스펙트럼의 정치적 배경을 가진 분들 모인다. 이들을 규합할 공통가치는 무엇인가.

“제가 아까 말씀드린대로 정치를 바꿔야 한다. 이것이 공통된 열정이다. 철옹성 같은 양당 독점의 구도가 대한민국을 망가뜨리고 있다. 거기에 바람구멍이라도 내고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스펙트럼 말씀하셨는데 반복이지만 DJP연합보단 훨씬 더 거리가 가까운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기존 정당과 차별화 느껴지지 않는다는 반론이 있을 것 같다.

“양당, 기성정당들도 그들이 표방하는 가치는 근사한 게 많다. 그렇게 보지 마시고 실제로 그들이 해왔던 것이 무엇인가 이걸 봐주시길 바란다. 특권없는 정치가 그렇게 새롭지 않은 구호라고 말씀하실 지 모르지만 현실은 정치가 특권으로 뒤범벅 돼있지 않느냐. 그것 때문에 국가기강이 무너지고 있지 않느냐. 그것을 바로잡겠다는 것은 새로운 것이고 중요한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는 거대 양당에서 대표를 지냈다. 거대 양당 대표에서 거대 양당 타파로 나아가는 과정에 무엇이 있었는가.

“오히려 양당에서 대표까지 지냈기 때문에 그 폐해를 더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경험도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 보다는 양당에서 함께 했고 책임있는 역할까지 했던 사람들이다. 그런 반성에 입각한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도가 오히려 결실을 맺기 쉽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