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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배우자에 대한 사랑의 감정은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빨리 식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등은 최근 카네기멜런대학교 연구팀이 심리과학협회(APS)학술지에 발표한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약혼·결혼 생활 2년 차~ 20년 차 부부 약 3900명의 감정을 추적했다. 참가 커플들은 열흘간 30분마다 휴대전화를 통해 자신이 누구와 있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보고했고, 연구팀은 설문을 토대로 이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반면, 약혼·결혼 생활 3년 이상 된 남성이 배우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빈도는 신혼 남성보다 불과 0.4% 적어, 차이가 거의 없었다.
상대와 함께 있을 때 설레는 감정(excited love) 역시 약혼·결혼 기간이 긴 여성들은 짧은여성들과 비교했을 때 80%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남성은 감소 폭이 30%로 차이가 적었다.
이런 이유 중 하나는 여성이 초기에 남성보다 더 많이 사랑에 빠지는 부분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관계 초기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사랑을 느끼는 빈도가 훨씬 높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하나는 육아와 가사노동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측했다. 여성은 아이를 가지면 사랑의 감정이 아이들에게 재분배되고, 육아 의무의 많은 부분을 맡게 되므로 자녀를 갖는 것은 부부의 불꽃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아울러 상대방의 부재가 사랑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플들은 8시간 정도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났을 때 사랑의 감정이 평균적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사우라브 바르가바 교수는 “비록 열정과 낭만적인 사랑은 쇠퇴하더라도 그것은 지속된다”며 “이것이 이번 연구 결과에서 얻을 수 있는 낙관적인 해석”이라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