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IT 등 폐질환 일으킬 수도” SK케미칼-애경산업 전 대표에 금고 4년형… 법정구속은 안해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가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서승렬)는 11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74)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65)에게 각각 금고 4년형을 선고했다. 다만 인과관계 인정 여부 등은 여전히 법리적 다툼이 크다고 보고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들은 각 회사에서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등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해 98명이 폐질환 등을 앓게 하고 그중 12명을 사망케 한 혐의로 2019년 7월 재판에 넘겨졌다. 2021년 1월 1심은 두 물질이 폐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 조순미 씨는 선고 직후 “(재판부가) 다투던 쟁점 부분을 모두 인정한 부분만큼은 마음이 한결 놓인다”며 “이제부터는 정부의 책임을 묻고 가해 기업이 피해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과 배상 대책을 세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종합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원 대상 피해자는 5691명으로, 이 중 1262명이 사망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