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대사기능 떨어져 손발시림 많아 족욕 땐 38~40도 유지 물 자주 마셔야
#. 지난해 말 당뇨병 진단을 받은 60대 남성 A씨는 최근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손발이 시리고 추위를 견디기 어려워 집에서 종종 족욕을 했다. 발만 담가 체온을 올려 혈액 순환이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며 경직된 근육이나 긴장을 풀어 여러모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다. 한파가 찾아온 지난 주 A씨는 평소처럼 족욕을 했다. 하지만 평소와 달리 붉게 변했던 발의 피부색이 돌아오지 않고 붓기가 심했다. 물집까지 잡혀 병원을 찾았더니 저온 화상 진단을 받았다.
당뇨병 환자는 겨울철 대사 기능이 떨어져 손발 시림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지나치게 뜨거운 물에 족욕을 하다간 자칫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당뇨병이 있는 경우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감각이 둔해진다. 일반인과 달리 통증이나 뜨거움을 느끼지 못해 족욕을 하다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다.
당뇨병은 합병증이 무서운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약 15∼25%는 한 번 이상 족부(발) 궤양을 경험하거나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병성 족부병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발 궤양이다. 당뇨 환자의 발에 발생하는 모든 증상을 말하는데, 발 궤양 환자의 50%가 감염 합병증을 동반한다. 감염이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 발을 절단하는 경우도 20%가량에 달한다.
조아라 대동병원 당뇨병센터 과장(내분비내과 전문의)은 “대사질환인 당뇨병 환자는 겨울철 여름철에 느끼지 못한 손발 시림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면서 “보온에 신경 써야 하지만 너무 뜨거운 물에 족욕을 하거나 전기장판 등 온열 기구에 발을 가져다 대거나 핫팩을 피부에 바로 올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혈당 조절이 잘 안 되거나 당뇨병성 족부병증을 경험한 경우, 발 기형, 무좀, 굳은 살, 티눈이 있는 경우, 신경합병증 또는 말초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흡연자 등은 당뇨병성 족부병증 발생률이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 환자가 족욕을 할 땐 체온보다 조금 높은 38∼40도로 유지하되, 온도계를 이용해 물의 온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도록 하며 온도계가 없다면 가족이 먼저 온도를 체크한 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매일 발톱 상태, 상처 유무, 피부 이상 등 발 전체를 관찰하고 겨울철 동상 예방을 위해 땀 흡수가 잘되는 보온 양말이나 통풍이 잘되고 안감을 댄 신발 착용 등이 권장한다. 밤에 잘 때 발이 시리다면 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