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케일-블랙록-피델리티 두각 가상화폐 불신도 여전…뱅가드 “출시 계획 없다”
AP뉴시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역사상 첫 거래된 11일(현지시간) 미 증시에선 46억달러(6조600억 원) 규모가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미 증권거래위원(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을 승인함에 따라 11개 상품이 한꺼번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것이다.
가상화폐에 대해 미 금융시장 내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으로 기관 투자자나 개인이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을 통해 이들 ETF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돼 이번 거래는 가상화폐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향후 ETF 상품의 성공 여부가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용수준을 나타내는 테스트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TF 거래가 시작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2021년 12월 이후 2년 만에 최고수준인 4만9000달러를 찍었다가 미 동부시간 오후 5시 30분 현재 4만6000달러 선으로 후퇴했다. 가상화폐의 제도권 편입 기대감에 비트코인 다음으로 큰 가상화폐인 이더리움 가격이 장중 2600달러를 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향후 비트코인 ETF가 유치할 투자금에 대한 추정치는 기관마다 다르다. 번스타인은 올해 100억 달러, 스탠다드차터드는 500억~100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나스닥을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해도 가상화폐의 위험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경고음도 나온다.
이날 골드만삭스의 투자 전략 그룹 책임자이자 자산 관리 최고 투자 책임자인 샤민 모사바르-라마니는 한 포럼에서 “골드만삭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가상화폐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며 “생각해 보면 비트코인과 같은 것에 어떤 가치가 있을까. 투자할 만한 자산 클래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