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을 포함한 포스코홀딩스 이사회가 지난해 8월 초호화 캐나다 출장을 다녀온 것과 관련해 경찰이 참석자들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5박 7일간 현지에 머물면서 전세헬기 이용, 최고급 호텔비 등에 6억8000만 원을 쓰고, 비용 절반을 자회사들이 나눠 낸 것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소유분산 기업’ 사외 이사들이 평소 거수기 역할을 하면서 과도한 혜택을 누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경찰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구성원 12명과 회사 직원 4명 등 16명은 작년 8월 6일부터 12일까지 캐나다 밴쿠버, 캘거리 등지를 방문했다. 현지에서 이사회를 한 차례 열긴 했지만 대부분의 일정은 관광, 골프행사 등으로 채워졌다. 도시 간 이동 때에는 50분에 1억7000만 원이 드는 전세 헬기를 탔고, 숙박비로 1인당 하루 평균 175만 원을 썼다. 수백만 원대 최고급 프랑스 와인을 곁들인 식사 한 끼에 2000만 원 넘는 돈을 지불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특히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이사회 출장비용 절반 가까이를 자회사인 포스코, 캐나다 현지법인인 포스칸이 낸 것은 배임의 소지가 있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현지 사업장 방문을 통해 이사진의 이해도를 높이려던 것”이라고 하지만, 일정의 많은 부분이 호화 관광 등이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별로 없다.
차기 회장 최종 결정을 앞두고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모종의 외부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의 호화 출장은 일반인 눈높이로 납득할 수 있는 수위를 크게 넘어섰다. 주인 없는 회사의 대표가 친분 있는 인사들을 사내외 이사로 포진시켜 ‘참호’를 만들고, 경영권 유지를 꾀하는 행태를 방치할 수 없다는 여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