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잔=뉴스1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탈당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로운 미래’ 신당을 예고했고, 이낙연 전 대표와 결을 같이 하는 이원욱 등 민주당 탈당파 의원 3명은 때맞춰 ‘미래대연합’ 창당을 제안했다. 앞서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전 대표가 추진하는 ‘개혁신당’,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 희망’, 류호정 금태섭 등 전·현직 의원이 만든 ‘새로운 선택’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금은 제각각 뛰고 있지만 연대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특히 두 전직 당 대표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기성 정당의 수혜자였던 이들의 탈당을 놓고 당내 비판 등 다양한 평가가 나오지만 “고쳐 쓸 수 없을 정도로 양당이 망가졌다”는 이들의 주장 자체엔 고개를 끄덕이는 유권자도 적지 않다. 여론조사를 보면 중도층이나 “지지 정당 없음”이란 응답이 30%를 넘고 있다. 향후 제3지대가 어느 정도 국민 지지를 얻느냐에 따라 강고한 양당 구도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
두 전직 대표가 어떤 형태로든 손을 잡는다면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는 조합이지만 그동안 걸어온 정치 노선과 색채가 너무 다른 게 사실이다. “김대중-김종필의 DJP 연합보다 차이가 작다”는 말은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공허하다. 느슨한 연대든 통합이든 새 정치의 비전은 없이 공천 지분과 주도권을 놓고 티격태격하는 구태를 보인다면 유권자는 거대 정당에 앞서 이들을 먼저 심판할 것이다. ‘반윤-반명’ 정서에만 기댄다면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일이다.
제3지대 정치는 자신들이 표방한 정치다운 정치를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야 미래가 있다. 이들의 등장이 국민에게 이로워야 하고, 정치가 더 나아져야 한다. 그 과제를 이낙연 이준석 등 참여 정치인들이 3개월 동안 해내야 한다. 여기에 변화가 더딘 양대 정당이 총선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이들과 ‘좋은 정치’ 경쟁에 나선다면 유권자의 선택의 폭은 그만큼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