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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혹한 뒤집어쓴 아이오와…경선분위기 대신 눈발만

입력 | 2024-01-14 14:38:00

공항 나오자 칼바람…얼어붙은 도로엔 인적 드물어
영하 -25도에 체감온도 -43도…16일까지 한파 계속
역대 가장 추운 아이오와 코커스…경선 영향 전망




미국 대통령 경선이 처음으로 시작되는 아이오와주에 전례없는 한파가 몰아쳤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공화당 코커스(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아이오와주 디모인으로 향하는 항공기는 만석이었다.

특히 노트북과 카메라 장비를 갖춘 각국 취재진이 탑승해 미국 대선의 시작점인 아이오와주 공화당 코커스에 대한 관심을 짐작케했다.

하지만 관심과 별개로 아이오와주로 가는 길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정시에 탑승한 비행기는 2시간이 지나서야 몸을 띄웠고, 도착한 이후에도 1시간 동안 승객들을 붙잡아뒀다. 날씨 탓에 디모인국제공항의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여파로 보인다.

실제 아이오와주에 도착해 지켜본 한파의 영향은 컸다.

디모인국제공항을 나오자 눈은 내리지 않는데 눈보라가 치고있었다. 바람이 끊이지 않는 탓에 쌓여있는 눈이 계속 날아올랐다. 피부를 때리는 바람은 ‘칼바람’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였다.

예약했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재고가 없어 픽업트럭 차량을 대여해야했다. 짐칸엔 녹지 않은 눈이 그대로 쌓여있었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얼어붙은 도로를 조심조심 달려 디모인 시내로 진입했다.

전세계적 관심이 집중되는 행사다보니 떠들썩한 경선 분위기를 기대했으나, 시내에서는 코커스 분위기를 전혀 느끼기 어려웠다.

토요일임에도 거리에는 좀처럼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새하얀 눈 위 가로등에는 코커스 현수막이 가득했는데, 텅빈 거리와 대조적이었다. 취재진이 넘쳐나야할 미디어 센터 부근도 적막했다.

미국 날씨청보 업체 아큐웨더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 기준 디모인 기온은 -25도(화씨 -13도).

체감기온은 -43.3도(화씨 -46도)에 달했다. 업체는 “생명을 위협하는 차가운 공기”라며 “피부와 다른 민감한 물건을 보호해야한다”고 경고했다.

한파는 오는 16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오후 7시 아이오와주 99개 카운티에서 열리는 공화당 코커스도 전례없이 한파 속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디모인 호텔에서 만난 지배인 역시 “역대 코커스 중에 가장 춥다”고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아이오와 코커스가 시작된 이래 가장 추웠던 것은 2004년 -8.8도(화씨 16도)였다.

공화당 경선에 참여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코커스를 앞두고 막판 유세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한파로 유세가 취소되는 등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매서운 날씨는 코커스 당일 당원들의 참여율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코커스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당원이라도 반드시 대회장에 참석해야 한표를 행사할 수 있다. 살인적인 추위를 뚫고 대회장에 가야하는 것인데, 강성 지지층을 많이 보유할수록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디모인(아이오와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