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권자인 A씨가 14일 받은 ‘전시근로소집 동원지정 안내문’. 군이 동원예비군들에게 매년 통상적으로 보내는 ‘전시 때 임무 안내’이지만 ‘한반도 긴장고조’ 등의 설명이 붙어 국내 사정에 밝지 않은 A씨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사진=A씨) ⓒ 뉴스1
북한이 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쏜 14일 우리 군이 미국 교포에게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총동원령이 선포되면…”이라는 통지서를 보내 ‘혹 전쟁이 나느냐’라며 한국에 살고 있는 가족에게 문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A씨(24)는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2022년 귀국해 병역의무(공익근무)를 마치고 지난해 말 미국으로 돌아갔다.
A씨는 14일 오후 자신의 휴대폰으로 ‘24년 전시근로소집 동원지정 안내 서신’이라는 문자를 받은 직후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어머니 B씨에게 “아무일 없느냐” “전쟁난다고 하더라…”라며 불안한 목소리를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B씨는 “아무리 전시동원지정 안내문이지만 ‘북한은 핵 미사일 고도화를 통해 한반도 긴장 고조’ ‘우리 군은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다’라는 문구까지 집어 넣어 한국 사정이 밝지 못하는 아이를 놀라게 해서야 되겠는가”라며 불편해 했다.
또 “총동원령 선포라는 용어도 자극적이라며 이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달았음 좋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쏘고 미국의 북한문제 전문가가 ‘김정은이 전쟁을 하기로 결심했다, 한반도는 6·25 이래 가장 위험하다’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전시소집통지서’를 받았으니 기분이 어떻겠는가”라며 군의 사려깊은 조치를 요망했다.
B씨가 말한 미국 전문가는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과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다.
이들은 “김정은이 언제 어떻게 방아쇠를 당길지 모르지만, 지금의 위험은 한미일이 늘 경고하는 ‘도발’ 수준을 넘어섰다”며 “지난해 초부터 북한 관영매체에 등장하는 ‘전쟁 준비’ 메시지는 북한이 통상적으로 하는 ‘허세’(bluster)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협상이 결렬되자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완전히 포기, 전쟁을 결심하게 됐다”고 “북한이 우리의 계산을 완전히 벗어나는 방식으로 움직이려고 계획할 수도 있으니 최악의 경우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