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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SK온, 현대차 전기차 배터리 또 수주… ‘밀월’ 강화

입력 | 2024-01-16 03:00:00

내년 선보일 ‘2세대 플랫폼’ 탑재
수조원 규모… 배터리업계에 ‘낭보’
“1세대 이어 2세대까지 ‘1호 수주’
제품 안정성-공급 능력 검증 의미”



앞서 9일(현지 시간) ‘CES 2024‘에서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오른쪽)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SK온 제공


SK온이 수조 원 규모의 현대자동차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배터리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장 정체기를 맞고 있던 국내 배터리 업계의 새해 첫 낭보이자 SK-현대차그룹 간 ‘밀월’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2025년 선보일 예정인 현대차의 2세대 전기차 플랫폼용 배터리 최종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수조 원대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 2026년까지 현대차가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전기차 신모델에 SK온의 파우치형 배터리가 공급될 예정이다. 양 사는 구체적인 공급 일정과 생산 공장 등을 조율하고 있다.

이로써 SK온은 현대차가 추진하는 2세대 전기차 플랫폼 프로젝트의 첫 파트너가 됐다. 앞서 지난해 3월 현대차는 1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업그레이드한 2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2025년 공개하고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1세대 플랫폼이 현대차 ‘아이오닉5·6’나 기아 ‘EV6’ 같은 중형차를 중심으로 적용됐다면 2세대 플랫폼은 소형부터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목적기반차량(PBV)까지 적용이 가능하다. 주행 가능 거리도 현 아이오닉5 대비 50% 이상 늘리는 게 목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SK온 외에도 다른 배터리 업체들과 2세대 플랫폼에 탑재할 배터리와 관련된 계약 협상을 시작했다.

SK온이 수조 원 규모의 현대자동차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배터리 물량을 수주했다. SK온 제공

이번 계약으로 SK온과 현대차 간 협력 관계는 더욱 두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현대차의 배터리 공급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K온(당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부문)은 2019년 현대차의 1세대 전기차 플랫폼 첫 수주전에서 단독으로 물량을 따내며 협력 관계를 시작했다. 2차 수주는 LG에너지솔루션에 넘어갔지만 3차 수주전에서도 CATL과 함께 대량 수주를 이뤄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3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합작 공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정체기를 맞아 올해부터 일부 라인 가동 조정을 검토할 만큼 내부 위기감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현대차 2세대 플랫폼 수주 소식은 그만큼 ‘가뭄의 단비’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현장에서 실적 전망과 관련해 “자동차 시장 자체가 썩 좋지 않아 원하는 만큼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으나 최선을 다했다”며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날에는 SK그룹 전시관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직접 안내하고 전시 열차에 함께 탑승하기도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평가해봐야 하겠지만 1세대에 이어 현대차의 2세대 전기차 플랫폼까지 ‘1호 수주’를 가져간 것은 SK온의 성과”라며 “그만큼 긴 협력 기간에 제품 안정성과 공급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