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에 3-1 승 황인범 전반 선제골로 앞서가다 바레인 동점골에 위기 맞았지만, 이강인, 23m 중거리슛 등 멀티골… 한국, 64년만의 우승 도전 첫발 20일 밤 8시30분 요르단과 2차전
한국 축구대표팀의 이강인(가운데)이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후반 23분 3-1로 앞서는 쐐기골을 터뜨린 뒤 조규성(왼쪽), 황인범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이강인은 후반 11분에도 2-1을 만드는 골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도하=뉴시스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64년 만의 대회 우승으로 가는 첫 단추를 잘 끼웠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슛돌이’ 이강인의 멀티 골 활약을 앞세워 바레인을 3-1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1972년 태국 대회 이후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12경기 무패(5승 7무)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9월 8일 웨일스와의 친선경기 0-0 무승부부터 8경기 연속으로 이어오던 무실점 경기가 중단된 게 옥에 티였다. 또 이날 손흥민과 김민재 조규성 등 선발로 출전한 5명의 선수가 경고를 받아 남은 경기에선 카드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하게 됐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전 들어 손흥민만 제외하고 옐로카드를 받은 나머지 4명을 모두 벤치로 불러들이며 카드 관리에 들어갔다.
이번 대표팀은 한국 축구 역대 최강의 전력으로 나섰지만 경기 초반 흐름은 다소 답답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86위인 바레인을 상대로 킥오프 이후 30분이 지날 때까지 다소 답답한 경기를 했다. 이른바 ‘텐백’(골키퍼를 제외한 나머지 10명의 선수가 수비에 치중하는 것)에 가까운 상대 움직임에 고전했다. 한국 대표팀을 지휘하는 클린스만 감독이 머리를 감싸 쥐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여러 번 잡혔을 정도다.
한국은 후반 6분 동점 상대 공격수 압둘라 알 하샤시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5분 만에 다시 리드를 되찾았다. 이강인이 후반 11분 상대 아크 서클 앞에서 벼락같은 23m 왼발 중거리포로 상대 골문 왼쪽 구석을 뚫었다. 3-1로 달아나는 추가골 주인공도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23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 1명을 침착하게 제친 뒤 왼발 슛으로 골망을 출렁이게 만들었다. 이강인은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6골을 터뜨리는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했다. 이강인은 경기 후 “공격수는 골을 먹으면 골 넣을 생각으로 뛴다. (동점 허용 후) 골을 넣어서 기쁘다”며 “오늘 경기에선 좋은 부분도 있고 안 좋은 부분도 있었는데 다음 경기에선 더 나은 모습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이 승리를 거두면서 일본, 이란, 호주까지 이번 대회 우승 후보 ‘빅4’로 꼽히는 팀들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모두 승점 3점을 챙겼다. 빅4 중 조별리그 1차전에서 무실점 승리를 거둔 팀은 호주가 유일하다. 한국은 20일 오후 8시 30분 요르단을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