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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축구-골프-F1 등에 오일머니 러시… 문화강국 변신 노려

입력 | 2024-01-16 03:00:00

[위기극복의 새 길, 신중동]
아시안게임-월드컵 등 행사 유치도
일부 “인권탄압 등 희석 스포츠 워싱”




중동 국가들은 ‘오일머니’를 앞세워 축구, 골프, 포뮬러원(F1) 등 글로벌 스포츠 인기 종목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전 세계인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스포츠 투자를 확대해 문화 강국으로서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를 기대하지만 일각에서는 인권 탄압 등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는 ‘스포츠 워싱’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중동이 가장 활발히 투자를 진행 중인 종목 중 하나는 축구다. 사우디프로리그(SPL)에는 최근 이적 기간 동안 10억 달러(약 1조3200억 원)를 들여 유럽 주요 리그의 선수 94명이 영입됐다. 지난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알나스르로 이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대표적이다. 호날두를 시작으로 네이마르(알힐랄)와 카림 벤제마(알이티하드) 등 세계 최고 선수들이 SPL로 모였다.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글로벌 스타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중동 국가들은 맨체스터시티(아랍에미리트·UAE), 파리 생제르맹(카타르), 뉴캐슬 유나이티드(사우디아라비아) 등 유럽 명문 구단들도 하나씩 인수 중이다. 자금력을 통해 탄탄한 스쿼드를 가진 맨체스터시티는 지난해 창단 후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해 ‘트레블(3관왕)’을 완성했다.

세계 최대 석유기업 사우디 아람코의 후원을 받는 F1은 2021년부터 사우디 제다에서 그랑프리 대회를 매년 개최 중이다. 아람코가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는 재생합성연료(e퓨얼) 개발에도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F1과의 연계성을 활용해 연료 개발 및 저변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동 지역에서 글로벌 스포츠 행사도 연이어 개최된다. 사우디는 2027년 아시안컵, 2029년 겨울아시안게임, 2034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여름) 유치에 성공했다.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한 카타르에서는 이달 13일부터 아시안컵이 펼쳐지고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막대한 자금 지원을 받는 LIV 골프대회는 높은 상금을 내세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주요 선수들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