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체연료 극초음속 IRBM 성공” 연료주입 없이 기습발사 위협적… 2단엔진으로 거리 늘고 변칙기동 괌-주일미군 기지 타격 가능… 단거리-ICBM 등 모두 고체연료화
북한이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탄두부)를 장착한 고체연료 기반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최대 마하 10(음속 10배·시속 1만2240km) 이상으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기준으로 발사 1분 내에 서울까지 타격 가능한 엄청난 속도로 날아간 것으로, 특히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은 사전 연료 주입 없이 발사 명령 즉시 기습 발사할 수 있어 더욱 위협적이다. 군 관계자는 “요격이 힘든 극초음속 미사일에 IRBM용 고체엔진까지 결합해 F-22 스텔스전투기와 미 핵추진 항공모함 등이 배치된 주일미군 기지와 미 전략폭격기의 출동기지인 괌을 겨냥한 기습 핵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 “마하 10 이상 비행” 평양∼서울 1분 내 도달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쏜 것은 2022년 1월 ‘화성-8형’ 발사 이후 2년 만이다. 화성-8형은 화성-12형 액체연료 IRBM의 1단 추진체를 사용한다. 이번엔 지난해 11월 지상 분출 시험을 한 신형 IRBM용 고체연료 1, 2단 엔진을 장착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처음 발사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북한은 이번 발사 목적이 “중장거리급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의 활공 및 기동비행 특성과 새로 개발된 다계단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들의 믿음성 확증”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정점고도와 비행거리 등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군 소식통은 “최대 마하 10 이상으로 비행했다”고 전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저고도(수십 km)에서 최대 마하 10, 평균 마하 5 이상으로 수평 활공 비행이 가능하고, 변칙·선회 기동도 할 수 있다. 수백 km 고도로 치솟은 뒤 정해진 궤적을 따라서 표적으로 낙하하는 탄도미사일보다 추적과 요격이 힘들 수밖에 없다.
현존 요격 수단으로 마하 10 이상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격추하긴 힘들다. 한미가 보유한 저고도 요격용 패트리엇(PAC-3) 미사일의 최대 속도는 마하 4∼5 정도다. 경북 성주와 괌 기지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최대 속도도 마하 8 정도여서 막아내기가 쉽지 않다.
군 당국자는 “화성-8형으로 대한민국 내 한미 요격망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북한이 이젠 오키나와를 포함한 모든 주일미군 기지와 괌을 직격할 수 있는 IRBM까지 완성해 미 핵우산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유사시 핵을 장착한 극초음속 IRBM으로 괌과 주일미군 기지에 심대한 타격을 가하는 게 최종 목표라는 얘기다.
● 북한 모든 탄도미사일 고체연료화 임박
앞서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대남 전술핵 공격용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은 물론이고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화성-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 이젠 사거리에서 그 중간 지점에 있는 IRBM 연료까지 고체화에 성공함으로써 핵심 탄도미사일 고체연료화에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