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등에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622조 민간투자… 2047년까지 조성 尹 “초격차 유지 전쟁 속도전 펴야”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 반도체관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세 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수원=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용인시를 비롯한 경기 남부에 조성되는 반도체 클러스터(집적 단지)에 앞으로 20여 년간 600조 원 넘게 투자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클러스터의 3배가 넘는 규모로 조성되며, 일자리 약 350만 개가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열린 세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은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을 총력 투입해야 성공할 수 있는 전략 산업”이라며 “현대전은 총력전이다. 반도체 초격차 유지를 전쟁이라고 생각하고 치열한 속도전을 펴야 한다”고 밝혔다.
2047년까지 총 622조 원에 이르는 민간 투자를 통해 용인 등 경기 남부 일원에 조성되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는 반도체 생산 공장 16개가 신설돼 총 37개 생산 공장이 갖춰지게 된다. 예정된 전체 면적은 2102만 ㎡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7배가 넘는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넓은 반도체 클러스터인 대만 TSMC 신주과학단지(612만 ㎡)보다 약 3.4배 넓다. 2030년이면 이곳에서 월평균 웨이퍼(반도체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 770만 장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전 세계 웨이퍼 생산량(3000만 장)의 약 25.7%에 달하는 양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47년까지 직간접적으로 총 346만 명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내년도 예산을 만들 때는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증액해 민생을 더 살찌우는 첨단산업이 구축되도록 약속드린다”고 했다.
TSMC 반도체 단지의 3배규모 조성… “月770만장 웨이퍼 생산”
[반도체 클러스터 622조 투자]
용인-평택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月770만장, 올 글로벌 생산량의 25%… ‘1조매출 클럽’ 소부장 10개로 확대
대만-日 등과 본격 클러스터 경쟁… “보조금-稅혜택 여전히 부족” 지적도
용인-평택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月770만장, 올 글로벌 생산량의 25%… ‘1조매출 클럽’ 소부장 10개로 확대
대만-日 등과 본격 클러스터 경쟁… “보조금-稅혜택 여전히 부족” 지적도
● ‘클러스터 국가 대항전’인 반도체 경쟁
대만 신주과학단지의 3배가 넘는 면적으로 조성되는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생산 팹 13개, 연구 팹 3개가 신설된다. 현재 이 지역에는 반도체 생산 팹 19개와 연구 팹 2개가 이미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 팹을 각각 9개, 4개 짓고, 연구 팹은 삼성전자가 3개를 신설한다. 이를 통해 2030년에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생산량의 약 25%(매월 웨이퍼 770만 장)를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서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클러스터를 뒷받침하기 위해 인프라도 조성된다. 신규 조성 추진 중인 용인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에는 총 10GW(기가와트) 이상 전력 추가 공급이 필요하다. 정부는 우선 산단 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신설해 3GW를 충당하고, 7GW는 ‘전력고속도로’를 통해 동해안 원전 등에서 끌어올 계획이다. 또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제정해 클러스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송전선로 인허가를 신속 처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이를 통해 송전선로 건설 기간을 약 30%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 ‘1조 매출 클럽’ 10개로
정부는 22개인 반도체 세액공제 대상 기술 역시 늘릴 계획이다. 올해 반도체 정부 지원 예산은 1조3000억 원으로 확대했다. 2022년의 2배 이상이다. 정부는 다각도에 걸친 지원책을 통해 현재 4개인 ‘1조 매출 클럽’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10개로 늘릴 방침이다. 글로벌 상위 50개 기업에 들어가는 팹리스(설계 기업)도 1개에서 10개로 확대한다.반도체 업계는 정부의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주요 경쟁국들이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 한국도 뒤처지지 않으려면 속도를 내야 한다”며 “전력, 용수 인허가를 통해 핵심 인프라 공급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 등 기업에 필요한 지원책이 포함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쟁국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새로운 투자 유인책이 포함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했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