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경쟁당국 심사 남았지만 합병 승인 유력 인력·장비 통합 등 화학적 결합은 2~3년 소요될 듯 통합 LCC 출범은 지분 인수 후 통합 시나리오 유력
내달 14일로 예정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의 합병 승인이 유력해지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한결 속도를 낼 조짐이다.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 승인이 남아있지만 최대 고비인 EU의 허들을 넘으면 무난하게 합병 승인을 얻어낼 가능성이 높다.
단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아냈다고 해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모두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인력과 장비 결합 등 두 회사의 화학적 결합을 위한 작업이 필수적인 데다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출범 등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CNA와 CNBC, 마켓워치 등 복수의 외신은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EU가 지난해 공지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올해 2월 14일까지 결론 짓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공식 발표는 내달 중순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EU가 기업 결합 심사를 최종 승인한다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여객·화물 노선 독점을 우려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도 비교적 수월하게 합병 승인을 내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DOJ)에 합병 승인을 요청하기 위해 대체 항공사로 에어프레미아를 내세우는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보유 기재와 조종사, 승무원을 에어프레이미아에 넘기는 방안이 유력시 된다.
일본 경쟁당국 심사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복 노선을 반납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무난하게 합병 승인을 얻어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본과 한국은 항공자유화협정을 맺은 만큼 일부 노선 및 슬롯 반납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종의 유예기간 동안 대한항공은 인력 재배치를 비롯해 노선 효율화 작업을 병행하고,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부채 비율을 낮춰 재무구조 정상화 작업에 돌입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작업이 마무리되면 저비용항공사(LCC) 출범도 본격화 할 수 있다. 진에어를 중심으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합해 한진칼→통합FSC(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통합LCC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어떤 방식으로 통합할 지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진에어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지분을 먼저 인수한 뒤 인력과 장비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EU 합병 승인이 공식 발표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합병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며 “물리적 결합은 이르면 올해 안에 가능하고, 양사 직원 재배치 등 화학적 결합은 빠르면 1~2년 안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