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 특사. 2017.10.16/뉴스1
북한의 무력 도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 긴장 완화를 위해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구해야 하고, 비핵화는 그 과정의 첫 번째 단계가 아닌 장기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따르면 최근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명예교수는 기고를 통해 “우리는 2024년 동북아시아에서 핵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적어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핵 전쟁 발생 시나리오로 현재 미국과 중국이 대만을 놓고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중국의 독려로써,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중국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의 동북아 내 자산과 동맹국들에 대해 핵 위협을 하는 방식을 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이와 함께 자신들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능력’이 아시아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갈루치 교수는 대북 억제력 실패와 무관하게 북한군이 우발적으로 또는 상부의 허가 없이 핵무기를 발사할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핵무기를 사용할 의사가 있다는 북한의 수사법만 보고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작다는 확신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도 말했다.
갈루치 교수는 동북아시아의 핵무기 군비 증가는 심각하다고 짚으면서 “적어도 우리가 외교를 최후의 수단으로 삼을 땐 그에 따른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진심으로 북한과 관계 정상화를 추구하고 비핵화를 그 과정의 첫 단계가 아닌 장기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또 제재 완화, 한미 연합훈련의 성격, 북한의 인권 정책 개선과 같이 과거 북한이 관심을 보여왔던 것을 우선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 대표적 대북 온건파로 꼽히는 갈루치 교수는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국면에서 미국 측 협상 대표를 맡아 ‘제네바 합의’를 이끈 바 있다.
이 합의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중단을 대가로 미국이 경수형 원자로(경수로)와 원유를 제공하는 등 양국 관계 정상화가 골자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