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5 시리즈 예상 밖 판매 부진 LG이노텍, 올 상반기 영업익 70%↓전망도 애플 밀월 '부메랑'…車 부품 등 다각화 노력 중
애플 아이폰15의 예상 밖 부진으로, 아이폰 의존도가 큰 LG이노텍 실적 전망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스마트폰 시장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올해부터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LG이노텍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 할인 판매에 나설 정도로 침체를 겪고 있어 LG이노텍 실적 개선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LG이노텍은 16일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8308억원으로 집계돼, 전년(1조2718억원) 대비 34.7% 감소했다고 밝혔다. LG이노텍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6067억원) 이후 3년 만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도 예상에 못 미쳤다. LG이노텍의 4분기 영업이익은 4837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인 4915억원을 소폭 밑돌았다. 전년 같은 기간(1690억원)과 비교하면, 185% 증가했지만 본격적인 실적 개선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LG이노텍은 오는 25일께 사업부별 세부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아이폰마저 할인 판매까지…‘애플 의존도 80%’ 리스크 직면
LG이노텍은 예상 밖 저조한 실적 배경은 핵심 고객사인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 시리즈가 수요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애플은 유럽과 북미시장 외에도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애국 소비’로 인한 화웨이 등 자국산 스마트폰 브랜드 공세에 고전하고 있다. 최근 애플은 최신 기종인 아이폰15 시리즈의 가격을 6∼8% 내리는 등 이례적인 할인 행사까지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 아이폰15 시리즈가 최근의 고물가, 고금리 상황을 고려하면 판매 부진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는 LG이노텍의 실적 둔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애플이 LG이노텍 매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75.1%에 달한다.
연간 실적 전망을 낮추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LG이노텍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컨센서스는 1조953억원으로, 한 달전 1조1112억원 대비 더 낮아졌다. 최근 KB증권은 이보다 낮은 8341억원으로, 종전 추정치(9470억원) 대비 11.9%를 내리기도 했다.
LG이노텍은 애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차량용 부품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이번 CES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부품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확장성 높은 기반기술을 앞세워 잠재 고객 확보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