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제공) /뉴스1
금융위원회 직원 100여명이 최근 3년간 2000여회에 걸쳐 약 5000만원의 시간외근무수당을 부정수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규부서의 46% 수준에 달하는 비정규 부서를 두고 정원의 16%를 민간기관에서 파견받는 등 위법·부당한 조직·인사운영을 지속해온 사실도 밝혀졌다.
감사원은 11일 공개한 ‘금융위원회 기관정기감사’ 보고서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히며 내부통제·제도개선 등을 요구했다.
감사원이 2023년 3월20일부터 5월24일까지 감사를 진행해 조직적인 초과근무수당 부정수령, 직제에 없는 국·과장급 직위 설치·운영, 금융기관 직원을 비공식적으로 파견받아 근무시키는 문제점 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평일 퇴근 후 외부에서 지인과 식사, 음주, 쇼핑 등의 개인용무를 본 후 귀가하는 길에 사무실에 들러 시스템에 ‘잔여업무’ 등을 처리한 것처럼 입력하거나, 주말에 사무실에 들러 시스템에 출근시간을 입력한 뒤 외출해 개인용무를 보다가 귀가 전 초과근무를 한 것처럼 입력하는 방식으로 초과근무수당을 부정수령했다.
부정수령 횟수는 많게는 91회, 부정수령한 초과근무수당은 1만4070원에서 305만5330원 사이였다. 부정수령액이 100만원 이상인 직원은 10명, 50만~100만원 20명, 30만~50만원 20명, 30만원 미만은 85명이었다. 총 액수는 4661만7190원.
금융위가 2021년 국무총리 지시에 따라 소속 공무원 자체점검 당시 적발된 7명 중 2명은 이번에도 적발됐고, 결과 공지 후 20회 이상 초과근무수당을 부정수령한 직원도 21명이었다.
감사원은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에게 부정수령액과 가산금 등 총 2억1632만원을 환수 및 징수하고, 유사 사례가 재발하는 일이 없도록 내부통제를 철저히 하며, 관련자의 행태·횟수·시간·금액 등 비위 수준과 고의성 여부에 상응하는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직제에 없는 상위직이 운영되면서 2017년~2023년 5월까지 직책수행경비·부서운영비가 2억원 추가로 지출됐으며, 인원 부족 부서에 민간기관 직원을 파견받아 근무시켰는데 그 규모가 2017년 이후 329명(인건비 344억원 상당)에 달했다. 그중 44명은 비공식 파견이었다.
감사원은 “김주현 위원장에게 비정규 부서의 즉시 폐지·정규 직제화 및 행정보조 목적·장기파견자 등 부적정 파견 개선방안 마련 및 관계 법령을 위반해 비정규 부서 설치·운영 및 민간직원을 파견제도의 취지와 달리 운영 또는 비공식 파견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금융위에 대한 조직진단과 정원감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기술력이 우수한 창업·중소기업에 대출한도·금리상 혜택을 주는 ‘기술금융제도’를 2014년부터 도입·운영 중이나 그간 질적 내실화보다는 양적 확대에 치중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도 시중은행의 기술금융대출에 2% 수준의 정책자금(3조5000억원 한도)을 지원하면서 업종의 제한 또는 적정성 검증 등 없이 TCB평가서만 있으면 기술금융으로 인정해 자금 지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김 위원장에게 TCB평가결과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평가부실 또는 평가품질이 미흡한 기관에는 영업정지 등 제재가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대출한도·금리 등이 일반대출과 차이가 없는데도 기술금융으로 인정하거나 사실상 일반대출을 포함해 신·기보 출연금을 가감하는 등 기술금융 실적평가를 제도 취지와 다르게 운영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 철저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에게 기술형창업기업의 취지에 맞지 않는 병·의원 및 서비스업종 등이 신성장·일자리지원 프로그램의 지원대상이 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