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피해자 ‘역고소’ 2차 가해
게티이미지뱅크.
같은 반 또래 학생을 때리고 모욕하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힌 10대 여중생이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16일 서울중앙지법은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학생 김모 양(15)에 대해 징역 4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소년보호처분만으로는 교정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양은 서울 소재 중학교에서 2022년 6월~8월 같은 반에 재학 중인 동급생 A 양에게 고의로 어깨를 부딪치는 이른바 ‘어깨빵’ 방식으로 5~6차례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해 9월에는 A 양의 얼굴을 밀거나, 뒤통수를 아무 이유 없이 내리치기도 했다.
아울러 실습수업 중 ‘줄을 서달라’고 말하는 A 양에게 짜증을 내면서 다른 친구들 앞에서 공공연하게 모욕한 혐의도 받는다.
김 양은 학폭 관련 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하지만 법원은 김 양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정신병원에 입·퇴원을 반복하며 여러 차례 자해와 자살 시도를 하는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피고인의 태도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됐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에게는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자신에게 주어질 불이익만을 두려워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를 비난하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 양의 어머니의 행위도 지적했다. 김 양 어머니는 ‘자기 딸을 협박했다’며 학교폭력위원회 담당교사를 고발하고, A 양을 강제추행 혐의로 형사고소까지 했다.
김 양은 원심판결에 불복해 지난 15일 항소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