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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 질환, 꾸준한 관리가 답… 치료는 어떻게?

입력 | 2024-01-16 16:44:00

설사, 혈변, 복통 증상 보이는 염증성 장 질환
호전과 악화 반복하며 수개월 지속
치료 선택지 다양…환자 맞춤 치료법으로 관리해야




김지원 서울대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에는 염증성 장 질환에 선택할 수 있는 약의 종류도 많고 치료 효과도 많이 좋아졌다”라며 “일생에 걸쳐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긴 하지만 꾸준히 관리하면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제공


평생 관리가 필요한 염증성 장 질환은 장점막에 발생한 염증을 치료하고 증상의 재발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에는 생물학 제제 등 최신 치료법이 많이 나와 장기적으로 합병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
김지원 서울대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에게 염증성 장 질환의 증상과 최신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염증성 장 질환 증상은 무엇인가?
“크게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구분된다.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이 대부분 직장에서 시작해 위쪽 대장까지 이어지지만,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의 어느 부위에서든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소장에서 대장으로 이어지는 회맹판 부위에 많이 생긴다. 염증 부위가 다르기 때문에 증상도 약간 다르다. 궤양성 대장염은 혈변, 설사, 잔변감, 급박변 등을 겪게 된다. 크론병은 복통, 설사, 체중감소 증상이 대표적이고 그 이외에도 전신쇠약감, 혈변, 구역, 구토, 피로, 식욕부진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소아는 이유 없이 배가 자주 아프거나 또래보다 성장이 늦다면 염증성 장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한 급성 장염과 구별해야 하는데 급성 장염은 1~2주가 지나면 증상이 없어지고 회복되지만, 염증성 장 질환은 대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과민성 장 증후군에서도 설사와 복통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염증성 장 질환과 달리 밤에 자는 동안에는 복통이나 설사 증상이 드물고 혈변이나 체중감소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발병하는 연령대가 있나?
“궤양성 대장염은 20대 초중반, 크론병 환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많이 발병한다. 하지만 50~60대에서 발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크론병에 비해 궤양성 대장염의 중장년층 발생 비율이 높다.”

-염증성 장 질환 치료는 어떻게 하나?
“경증일 경우 5-ASA 경구 혹은 좌약 제제로 먼저 치료를 시작한다. 염증이 아주 심하면 스테로이드를 쓴다. 이런 약제는 증상을 좋아지게 할 수는 있지만 치료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기가 어렵다. 과거에는 설사, 혈변과 같은 증상을 좋아지게 하는 것이 치료 목표였다. 증상만 관리하다 보니 장 점막 염증은 계속 남아있고 그로 인해 재발은 필연적이었다. 심지어 합병증으로 수술해야 하는 문제까지 발생했다. 지금은 단순히 증상 호전이 아닌, 염증이 없는 상태를 치료 목표로 삼게 됐다. 최신 치료법으로 쓰이고 있는 생물학 제제와 소분자 제제는 염증성 장 질환에서 증상 호전과 내시경 소견도 호전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증상의 재발과 합병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신 치료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인가?
“현재 국내에서는 인테그린 억제제, 항TNF 제제, 항인터루킨 제제와 같은 생물학 제제, 또는 소분자 제제도 있다. 인테그린 억제제는 염증세포가 혈관 밖으로 이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테그린을 차단해 항염증 효과를 내는 약제다. 베돌리주맙이 사용되고 있다. 인테그린 억제제는 장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면역억제 효과가 작아 감염 발생의 위험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감염 등의 위험이 있는 고령 환자에서 먼저 사용할 수 있다. 항TNF 제제는 종양괴사인자(TNF)를 억제하는 생물학 제제로 인플리시맙과 아달리무맙, 관련 바이오 복제약들이 사용된다. 생물학 제제가 개발되기 전에 사용되던 약제들(5-ASA 약제나 스테로이드)은 장 점막에 생긴 염증을 장기적으로 조절하기 어려워 합병증으로 수술받는 환자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이런 생물학 제제를 사용하면서 합병증으로 인한 수술을 받는 환자 비율이 많이 줄었다.”

-생물학 제제의 정맥주사와 피하주사는 어떤 차이가 있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정맥주사와 피하주사 간 효과는 비슷하다. 다만 정맥주사는 환자가 병원에 가야하고 주사 부위에 불편함도 있어서, 피하주사로 바꾸려는 연구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피하주사는 환자가 자가 투약해야 하지만 약제마다 투약 방법에 대한 교육자료가 있고 제약사마다 환자 교육을 담당하는 간호사가 있어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병원에서도 교육한다. 요즘은 핸드폰으로도 투약에 대한 교육 동영상을 쉽게 볼 수 있어 환자도 직접 투약하는 방식을 몹시 어려워하지는 않는다.”

-생물학 제제 치료 전략은 무엇인가.
“국내는 가속 단계 요법(Accelerated Step-up Therapy)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보험 급여상 처음부터 생물학제제로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단계별로 치료해야 하므로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의 사용함에도 증상 조절이 되지 않거나 면역조절제에 대한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가능한 빠르게 단계를 올려 조기에 생물학 제제를 사용하는 치료 전략이 많이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도 완치가 돼 약을 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10% 미만이고, 대부분은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지는 것을 반복하며 평생 치료한다. 염증성 장 질환을 오래 앓으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 수술까지 받을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상이 호전됐다고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약을 끊지 말고 담당 의사과 상의해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