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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연탄 3장으로 버티는 경로당 가슴 아파”

입력 | 2024-01-17 03:00:00

미등록 경로당 언급하며 “전수조사”
영세기업 중대재해법 유예 요청도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화양동 장수노인정에 어르신들이 모여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이곳은 서울시 공식 통계에 집계되지 않는 ‘미등록 경로당’이라 이용하는 어르신이 1인당 월 1만 원씩 내서 운영비 등을 직접 충당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연탄 세 장으로 버티는 ‘미등록 경로당’ 관련 기사를 보고 참 가슴이 아팠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지자체가 협력해 미등록 경로당을 조속히 전수조사해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부 손길이 닿지 않는 사회적 약자들을 찾아내 더 두텁게 보호하는 것이 ‘약자 복지’의 핵심”이라고도 했다. 행정 당국에 등록되지 않아 이른바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그림자(미등록) 경로당’이 본보 보도 등으로 알려진 이후 관계 당국의 적극 행정을 주문한 것이다. 지시와 주문으로 빼곡했던 국무회의 발언 가운데 윤 대통령이 직접 ‘가슴이 아팠다’며 감정을 드러낸 지점은 이 지점이 유일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지난 2023년 1월19일 설 명절을 앞두고 서울 은평구 충암경로당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1.15. [서울=뉴시스]

윤 대통령은 “복지정책이야말로 절대로 책상에서 나올 수 없는 것”이라며 “현장을 발로 뛰며 소외된 약자들을 찾아내고 복지 사각지대를 확실하게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자의 편에 서서 다시 한번 꼼꼼하게 현장을 살피고 개선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법안을 처리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당장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되면서 현장의 영세기업들은 살얼음판 위로 떠밀려 올라가는 심정”이라며 “근로자의 안전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그러나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처벌은 우리 헌법 원칙상 분명한 책임주의에 입각해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할 때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제 겨우 열흘 남짓 길지 않은 시간이 남았다”며 “가뜩이나 지금 우리 영세기업들이 고금리, 고물가로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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