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쿨 오브 락 월드투어’ 공연
릭비 슈퍼바이저와 졸레스키 록코치
뮤지컬 ‘스쿨 오브 락’에서 주인공 듀이(오른쪽)가 학교의 록밴드 멤버 케이티에게 베이스 기타를 가르치는 장면. 에스앤코 제공
열두 살의 로커가 전자 기타로 강렬한 선율을 뽑아내자 관객은 마치 지미 헨드릭스를 보듯 환호했다. 12명의 10대 청소년들이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며 2000석짜리 대극장을 로큰롤의 열기로 가득 채웠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월드투어’가 12일부터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으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해 201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록밴드에서 퇴출당한 주인공 듀이가 교사인 친구를 사칭해 명문 초등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다룬다. 이번 공연의 ‘로큰롤 스피릿’을 완성한 존 릭비 뮤직슈퍼바이저(55)와 벤 졸레스키 록코치(33)를 개막 당일 극장에서 만났다.
공연은 2003년 발표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에 사용된 ‘School of Rock’ 등 음악 3곡에 웨버가 14곡을 별도로 작곡했다. 웨버와 28년 넘게 협업한 릭비는 “웨버에게는 확실히 ‘록 DNA’가 있다”고 웃었다. 이어 “‘오페라의 유령’ 넘버에서도 록 보컬이 요구되는 등 뮤지컬에 꾸준히 록을 접목시켜왔다”며 “이번 작품에선 전설적인 영국 록밴드 롤링스톤스의 명곡 ‘Satisfaction’ 리듬을 탬버린으로 표현하는 등 더 여실히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일반 뮤지컬과 달리 ‘스쿨 오브 락’은 무대 위 배우들이 직접 록 음악을 연주한다. 악기 연주를 총괄 지도하는 록코치(rock coach)가 투입된 이유다. 졸레스키는 기타, 피아노, 플루트, 색소폰 등 못 다루는 악기가 없는 만능 연주자다. 그는 “어린 배우들을 보며 학교 친구들과 처음 밴드를 꾸렸던 열네 살 시절이 떠올랐다. 실망과 좌절에 익숙한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쉽게 무너질 수 있음을 잘 알기에 정답만을 요구하기보다 격려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극을 이끄는 배우들은 11∼14세로 평균 연령 12.5세의 아이들이다. 잭 역을 맡은 해리 처칠 군은 지난해 ‘브리튼스 갓 탤런트’ 준결승에 진출한 음악 신동. 두 사람이 이들에게 무엇보다 바란 건 ‘자유롭게 즐기기’였다. 졸레스키는 “헤드뱅잉하며 기타 치기 등 로큰롤 동작을 아이들에게 알려줬다. 음악에 온몸으로 빠져듦으로써 관객과 에너지를 주고 받기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베토벤이 이런 말을 했죠. ‘가슴에서 나온 건 가슴으로 돌아간다.’ 이성이 감성을 쉽게 막아서는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가슴에 가깝게 행동해요. 어린 배우들은 ‘네 목소리를 찾으라’는 공연의 메시지를 관객들의 마음에 누구보다 잘 전달할 겁니다.”(존 릭비)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