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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쇼크’ 도이치증권 전 임원 14년 만에 무죄 확정…“증거 부족”

입력 | 2024-01-17 06:34:00

대법원 (뉴스1 DB) ⓒ News1


지난 2010년 11월 주식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던 ‘옵션쇼크’ 사태와 관련해 한국도이치증권과 전 임원의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모 전 도이치증권 상무와 도이치증권 법인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박씨 등은 2010년 11월11일 옵션만기일에 주가가 떨어지면 이익을 보는 코스피(KOSPI)200 지수 풋옵션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장 마감 직전 2조4400억원 상당을 전부 팔아 주가지수를 떨어뜨리는 수법으로 448억7800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금융·사정당국 조사에 따르면 박씨 등은 프로그램 매도 주문을 하면서 거래소 사전신고시한인 오후 2시45분을 1분 넘겨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세차익을 거둔 당일 코스피200지수는 전일대비 7.62포인트, 2.99% 하락했다. 증권업계는 이날 ‘옵션쇼크’로 국내투자자가 1400여억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봤다.

이후 금융당국은 도이치증권에 6개월 영업정지를 내리고 박씨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한국거래소는 사상 최대규모의 제재금인 10억원을 도이치증권에 물렸다.

1심 재판부는 2016년 1월 박씨에게 징역 5년, 도이치증권에 벌금 15억원을 선고했다. 도이치은행과 도이치증권에 각각 추징금 436억9000여만원, 11억8000여만원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씨의 유죄를 전제로 사측의 형사책임을 물었던 만큼 도이치증권도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1심은 피고인이 투기적 포지션 구축 사실 등을 미리 알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투기적 포지션 구축과 주가 하락으로 인한 이익 발생을 미리 인지했고 나아가 공동의사로 일체돼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해 자기 의사를 실행한다는 모든 것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