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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어깨 비대칭’ 우리 아이…지금 검사받고 치료받아야

입력 | 2024-01-17 09:25:00

18일 오전 경기 화성시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아이들이 두꺼운 외투를 입고 등교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3.12.18/뉴스1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에게 흔한 질환 중 하나로 ‘척추측만증’이 꼽힌다. 겨울방학을 맞아 부모 등 보호자는 아이의 자세나 성장에 관심을 두고 살펴보는 게 좋다. 진단이 더디거나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척추가 더욱 휘어지고 심한 변형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재활의학과 의료진에 따르면 우리 몸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척추는 7개의 경추(목등뼈)와 12개의 흉추(등뼈), 요추(허리뼈), 천추(엉치뼈), 미추(꼬리뼈) 등 33개의 뼈로 구성된다. 척추는 정면에서 봤을 때 ‘1’자, 측면에서 봤을 때 완만한 S자의 만곡형이 정상이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척추가 틀어지고 휘어지면 X선 영상에 C자나 S자의 형태가 나타난다. 10도 이상의 척추 변형을 척추측만증이라고 한다. 특히 아이들에게 척추측만증은 10세 전후에, 남자아이보다는 여자아이에게 더 발생률이 높다.

척추측만증은 척추 변형으로 골반이나 양어깨 높이가 확연히 다르거나 한쪽 등이 튀어나오고 몸통이 한쪽으로 치우쳐 보이는 게 특징이다. 진단이 늦어지거나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척추가 더욱 휘어지고 심한 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

소아 척추측만증은 원인에 따라 비구조적 측만증과 구조적 측만증으로 나뉜다. 비구조적 측만증은 다리 길이의 차이나 허리 통증으로 척추가 일시적으로 휜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원인을 교정하면 척추가 다시 펴진다.

서지현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흔히 생각하는 가방을 한쪽으로 매서, 다리를 꼬아서 생기는 척추 변형 등이 해당한다”며 “전문의가 말하는 정확한 의미의 척추측만증은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척추측만증 환아 X선 사진/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제공

엄밀한 기준의 척추측만증은 대부분 구조적 측만증이다. 구조적 측만증의 80% 이상은 특발성, 원인을 알 수 없다. 다만 가족 중 척추측만증이 있다면 발생률은 약 20%까지 오르기도 한다. 일반적인 발생률 2%보다 10배 높은 수준이다.

김재원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통증 등 증상이 거의 없고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초경이나 10세 전후부터 성장이 멈출 때까지 급격히 진행한다. 성장기가 지난 뒤에 아주 큰 각도로 휘어졌으면 척추 교정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척추측만증 진단은 우선 전문의가 맨눈으로 확인하는 게 먼저다. 아이가 양발을 모으고 무릎을 편 채 허리를 90도로 굽혔을 때 한쪽 흉곽(가슴)이 돌출되는지 관찰한다. 어깨높이나 골반 높이 차이, 견갑골(어깨뼈) 비대칭성을 살펴본다.

척추가 20도 이하로 휘어졌다면 특별한 치료는 필요하지 않으나 4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X선 촬영(엑스레이)로 추적 관찰한다. 각도가 크지 않다고 방치할 수는 없는 만큼 운동치료도 중요하다. 만약 각도가 20도에서 40도 사이, 급격히 커지면 보조기를 착용해야 한다.

보조기 착용은 환자 나이, 중증도에 따라 다르다. 앞으로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에게 권한다. 치료 목표는 성장이 남아있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의 측만 진행을 막기 위해서다.

보조기를 착용한 뒤에도 재활치료는 필요하다. 여러 연구에서 커브 각도가 10도 이상으로 진단된 특발성 측만증 청소년을 대상으로 재활치료를 한 결과 각도가 줄어들거나 진행이 더뎌졌다. 자세 교정이나 운동기능 향상도 확인됐다.

40~50도, 심하게는 60~80도 이상 틀어지는 경우도 있다. 척추측만은 주로 흉추 부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심장이나 폐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몸이 틀어졌다고 인식해 심리·정서적 문제도 우려된다. 이때는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을 고려한다.

김재원 교수는 “수술은 나이, 성장 정도, 척추의 휘어진 정도 등을 모두 고려해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척추 만곡이 더 진행되기 전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통증을 유발하지 않아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보호자들은 아이의 양어깨 높이가 달라지거나, 견갑골을 뒤에서 봤을 때 한쪽만 튀어나오거나 골반 높이의 차이가 보이며 옷매무새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서지현 교수는 “척추측만증을 가진 환아는 성장이 멈출 때까지 철저한 검진과 관리를 받아야 한다. 성장이 많이 남아 있을수록, 만곡이 클수록 급속도로 진행할 수 있다”며 “빨리 병원을 찾아 검사받고 치료를 시작하면 아이의 체형이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