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래가 시스템 정보공개 범위, 층에서 동까지 확대 "국민 편의 증진·투명한 거 래질서 확립 고려해 결정"
국토교통부가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 공개 범위를 동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대단지인 경우 로얄동과 비로얄동의 차이가 수억원까지 벌어지는 만큼 수요자들에게 더욱 투명한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의도다.
17일 국토부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최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정보 공개 확대를 위한 법령해석 요청에 관한 건’을 심의 의결했다.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동 정보를 포함하는 내용이 골자다.
거래된 집이 특정될 수 있다는 우려에 동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과 개인정보보호라는 두 가지 요건을 두고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비슷한 층수인데도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경우 지하철역과의 거리나 조망 등에 따라 로열동 여부가 갈리는데, 이 정보가 표시되지 않아 수요자들의 판단이 흐려지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집값 상승기 때에는 비선호 매물이 계약된 이후 선호 매물이 팔린 경우 원래 두 매물 간 가격 차이가 큼에도 시세가 크게 뛴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반대로 집값 하락기에는 비선호 매물이 거래됐음에도 집값이 크게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을 수 있다.
실제 호가를 보면 로열동과 비로열동의 가격 차이가 크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5500여 세대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한강 바로 앞에 위치해 강이 조망되는 209동 고층의 호가가 26억원에 나와 있다. 반면 지하철에서는 멀지만 한강뷰가 나오지 않는 205동 저층의 경우 21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어 5억원의 차이가 난다.
실거래가를 봐도 이 같은 차이는 포착할 수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약 5000여 세대 고덕그라시움의 경우는 전용면적 84㎡ 기준 지난해 10월20일 102동이 16억8000만원에, 지난 5일 125동이 15억5500만원에 팔렸는데 매매시장이 위축돼 3개월 사이에 1억원 넘게 떨어진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102동의 경우 향후 9호선이 개통되는 고덕역과 가깝고 거실에서 숲뷰가 펼쳐지는 전면동이고, 125동은 지하철과 거리가 먼 후면동이라는 차이가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민편의 증진과 투명한 거래질서 확립 및 개인정보보호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계획으로 세부적인 공개방안에 대해서는 별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해 7월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기정보를 공개하는 등 공개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