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美 손자회사 ‘아베오’ 임상 진행 ‘파이클라투주맙’ 임상 3상 첫 환자 등록 종양 키우는 간 세포 성장인자 작용 억제 기전 면역항암요법 내성 환자 대상 2차 요법 가능성 평가 얼비툭스 병용 요법 유효성·안전성 확인 美 FDA, 파이클·얼비툭스 병용 요법 패스트트랙 지정
LG화학이 인유두종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virus) 음성 두경부암 치료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3상에 본격 착수한다.
LG화학은 미국 항암신약 개발사 ‘아베오(AVEO Pharmaceuticals)’가 두경부암 신약 후보물질인 ‘파이클라투주맙’ 임상 3상 시험을 위한 첫 환자 등록을 마쳤다고 17일 밝혔다. 아베오는 LG화학 손자회사로 편입한 항암신약 개발 업체로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에 이어 후속 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이클라투주맙은 종양을 키우는 간 세포 성장인자(HGF, hepatocyte growth factor)의 작용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단일항체 기반 표적항암제다. LG화학은 이번 임상 3상에서 두경부암 치료에 쓰이는 표적항암제 ‘얼비툭스(성분명 세툭시맙)’ 단일 요법을 대조군으로 파이클라투주맙과 얼비툭스 병용 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를 단일 요법으로 순차 투약했거나 병용 투약했던 HPV 음성 두경부암 환자 중 암의 악화, 약물에 내성이 생긴 재발성 및 전이성 환자 410명을 모집해 치료 시작부터 사망에 이르는 기간인 ‘전체 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LG화학은 오는 2028년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제품 출시를 목표로 설정했다. 시장분석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두경부암 치료제 미국 시장은 작년 기준 약 2조 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2028년에는 3조50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이 아닌 유전적 요인 및 생활습관(흡연, 음주 등)으로 인해 발병하는 HPV 음성 두경부암은 전체 두경부암 환자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이번 임상을 통해 두경부암 치료를 위한 혁신적인 치료 솔루션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신약 개발과 성공적인 사업화를 통해 신약 분야 성과를 지속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상 3상을 주도하는 줄리 바우만 조지워싱턴대병원 암센터장은 “최신 면역항암요법이 등장했지만 진행성 두경부암 환자들의 치료 후 생존 기간은 1년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다”며 “치료제 시급성과 두 약물 조합의 잠재성을 바탕으로 이번 임상을 순조롭게 진행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