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모녀 vs 장차남, 경영권 분쟁 모녀, OCI와 통합계약 체결 주도… 장녀, 사실상 차기경영권 갖게 돼 장남 “우호지분 모아 승부 볼것”… 차남과 손잡고 법적 대응 나서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코리그룹 회장)이 남동생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과 손잡고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17일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달 12일 OCI와 한미약품이 그룹 간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례적으로 ‘한 지붕 두 가족’식 공동경영 모델을 내세웠는데, 이를 계기로 한미약품의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임 회장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통합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우호지분을 모아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송 회장과 임 사장 모녀 측은 “제3자 유상증자 결정 당시 경영권 분쟁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특별 주주총회 사안이 아니라 이사회 의결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오너 일가 중 송 회장만 이사회에 포함돼 있다.
재계는 이번 계약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측면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임 창업주가 갑작스럽게 별세하며 송 회장과 자녀들은 5400억 원의 상속세를 떠안았다. 현재도 2000억 원대의 상속세가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재원 마련을 위해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에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장기적 안정성을 고려해 결국 OCI와 손을 잡았다.
반면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에 매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장기간 많은 돈이 투입되다 보니 ‘설익은’ 물질을 싸게 기술 수출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OCI와의 통합을 통해 기술 수출 협의 시 우위를 점하거나 임상 3상까지 끌고 나갈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