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 공화당 첫 대선 경선인 아이오와 당원대회에서 득표율 51%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30%포인트 가까운 격차를 낸 낙승이었다. 그간 여론조사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한 ‘트럼프 대세론’이 첫 경선 압승으로 흔들림 없는 실체임을 확인시킨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모두가 화합할 때다. 공화당과 민주당도 화합해야 한다”고 새삼 ‘화합’을 강조하며 11월 대선 승리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직 공화당 경선의 시작일 뿐이고 대선 본선까진 10개월이나 남은 만큼 ‘트럼프 2기’를 단정하기는 섣부르다. 그런데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주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도 참여하는 뉴햄프셔 예비경선까지 승리한다면 공화당 후보로 조기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그의 지지 세력이 백인 저학력 저소득층을 넘어 외연을 크게 넓히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제 ‘트럼프 시즌2’는 가능성 차원을 넘어 예고된 태풍이 돼가는 분위기다.
세계 각국은 벌써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건 고립주의 최강국의 재등장에 대비해 대외정책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 등 미묘하게 움직이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장기 지구전 태세로 들어가 트럼프 복귀 이후로 전쟁 종결을 미룬 상태다. 북한이 공공연히 전쟁을 협박하며 대남 도발 수위를 높이는 것도 북-미 직거래에 대한 기대감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미국의 동맹들 중에도 일부 국가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대놓고 반대하는가 하면 상당수 국가도 자국 방위를 최우선에 두며 ‘세계의 경찰’ 미국의 철수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