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안드레예바, 호주오픈 2회전 완승 메이저 우승 꿈꾸는 자베르 울려
미라 안드레예바가 17일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2회전에서 온스 자베르의 공을 리턴하고 있다. 안드레예바는 자신이 우상으로 삼는 자베르를 물리치고 대회 3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멜버른=AP 뉴시스
“온스 자베르(30·튀니지·세계랭킹 6위)와 같이 연습해 보는 게 꿈이에요.”
미라 안드레예바(러시아·47위)는 16세 1개월 1일이던 지난해 5월 30일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1회전 승리 후 이렇게 말했다. 안드레예바가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에서 승리를 거둔 건 이 경기가 처음이었다. 당시 자베르는 2022년 윔블던과 US오픈에서 연달아 결승에 오르며 주가를 높이고 있었다. 자베르는 지난해에도 윔블던 결승에 올랐다. 안드레예바는 당시 “자베르는 내 우상이다. 자베르의 경기를 보면서 프로 선수를 꿈꿨다”고 말했다.
이로부터 채 1년이 지나기 전에 안드레예바는 자베르와 개인 첫 맞대결을 벌일 기회를 얻었다. 결과는 16세 8개월 19일이 된 안드레예바의 승리였다. 안드레예바는 17일 호주오픈 2회전에서 자베르를 상대로 54분 만에 2-0(6-0, 6-2) 완승을 거뒀다. 메이저 대회 경기에서 자베르에게 ‘베이글’(6-0) 승리를 거둔 것도, 딱 두 게임만 내주고 승리를 따낸 것도 안드레예바가 처음이다. 또 안드레예바가 세계랭킹 10위 안에 드는 선수를 물리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해 US오픈 챔피언 코코 고프(20·미국·4위)도 이날 캐럴라인 돌레하이드(25·미국·42위)를 2-0(7-6, 6-2)으로 꺾고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했다. 고프는 얼리샤 파크스(24·미국·31위)와 3회전 경기를 치른다. 고프는 2021년 프랑스오픈 16강에서 자베르를 53분 만에 물리친 적이 있다. 자베르의 메이저 대회 최소 시간 패배 기록이다. 안드레예바는 이날 1분 차이로 이 기록은 깨지 못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