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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로구 3.8만세대 난방 중단…복구 늦어져 밤새 ‘꽁꽁’

입력 | 2024-01-18 01:32:00

서울 양천·구로구 일대에 온수와 난방이 중단된 가운데 18일 밤 서울 양천구 신정동 신정가압장 일대에서 소방당국을 비롯한 서울에너지공사 관계자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 에너지공사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5분께 신정가압장에 설치된 펌프 가압장치 밸브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60∼100도의 온수가 분출되고 양천·구로 일대의 3만8000여 세대의 온수 공급과 난방이 끊겼다. 2024.1.18/뉴스1 ⓒ News1


서울 양천구·구로구 일대 3만8000여가구에 온수와 난방 공급이 중단돼 서울시와 구청이 전기 장판을 지급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온수·난방 공급 중단은 18일 오후 3시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54분쯤 서울 양천구 신정가압장 내 이상 밸브 수리작업 중 사고가 발생해 양천구 신정동·신월동과 구로구 고척동 일대 3만7637세대의 난방과 온수 공급이 중단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정가압장 내 펌프 우회관로 고착화 현상 해결을 위해 조작하던 중 밸브 하단부가 파손돼 중온수가 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전날 사고 발생 직후 통합지원본부를 설치해 굴삭기(백호)·덤프트럭 6대와 148명의 복구 인원을 투입해 파손된 밸브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난버스를 비롯한 현장 상황실도 운영 중이다.

서울시는 현재 신정가압장 내 물과 증기를 배출하면서 임시우회관로로 난방과 온수를 중단 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연결공사(부단수 장치 설치)를 진행 중이다. 복구 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나 이날 오후 3시까지는 중단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에너지공사 관계자는 복구 상황에 대해 “노후로 인해 관이 고착돼 밸브에 문제가 생겼다”며 “물을 빼면 그 안에 밸브를 고쳐서 빨리 끝낼 줄 알았는데 안에 있는 물이 너무 많다 보니 지연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서울에너지공사와 양천구·구로구는 주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취약계층 중심으로 전기장판 등 구호물품을 긴급 지원하고 있다.

양천구와 구로구는 긴급 대피소를 마련하고 적십자 구호물품 300개, 응급구호물품 265개 등을 주민센터에 비치했으며 곧 주민들에게 배부할 예정이다. 서울에너지공사와 유관기관은 전기장판 등 난방용품 4037개를 확보해 주민들에게 주민센터를 통해 배부했다. 필요할 경우 난방용품은 추가 배부할 예정이다.

양천구 관계자는 “전기장판의 경우 필요한 대로 계속 확보해나가겠다”며 “동 주민센터는 대피소로 조성했지만 아직 이용하는 시민 분들은 없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도 전날 오후 10시30분쯤 사고 현장에 나와 재난버스에서 대응 상황을 보고 받은 후 신속한 지원을 당부했다.

오 시장은 “추운 날씨에 어려움에 놓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해달라”며 “양천구, 구로구 및 서울에너지공사 등 관계기관이 가용한 행정력을 총동원해 조속한 복구와 주민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전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대규모의 난방·온수 중단 사태가 벌어지자 정부 차원에서도 대응에 나섰다.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 중인 한덕수 총리는 사고 소식을 보고받은 뒤 관계 부처와 서울시에 신속한 복구를 긴급히 지시했다.

한 총리는 “주민의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신속하게 복구하라”며 “주민들이 추위에 떨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비상조치를 취하고, 특히 노약자와 어린아이들이 추위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집중 관리하라”고 했다.

한 총리는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와 서울시에 철저한 상황 관리, 신속한 주민 안내, 빠른 복구 작업을 요청하면서 지자체에는 긴급 지원체계를 완전히 가동해 주민들에게 온열 용품을 지원하는 등 모든 비상조치를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