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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 주변엔 15층, 서촌엔 8층 건물 가능해진다

입력 | 2024-01-19 03:00:00

52년 만에 고도지구 전면 개편
경복궁 인근, 첫 높이규제 완화
북한산 일대는 평균 45m로 변경
여의도 의사당 주변 지역은 보류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촬영한 경복궁과 서촌 일대. 서울시는 이날 남산과 북한산, 경복궁 주변 건물 높이를 제한해 온 고도지구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으로 서촌 일부 지역은 최고 20m에서 24m로, 나머지 지역은 16m에서 18m로 높이 규제가 완화된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서울 남산과 북한산, 경복궁 주변 건물 높이를 제한해온 고도지구 제도가 반세기 만에 전면 개편된다. 이에 따라 종로구 경복궁 서촌 일대 규제가 일부 완화되고, 남산 일대에 최고 45m 높이의 건물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 지난해 발표 방안에 추가 규제 완화


서울시는 17일 제1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고도지구 등 전면 개편을 위한 용도지구 결정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8일 밝혔다. 고도지구는 1972년 남산 성곽길 일대에 처음 지정됐다. 이후 지난해까지 북한산, 경복궁 등 시내 주요 산과 시설물 등 8곳을 지정했다. 하지만 일률적인 규제로 도심 스카이라인이 제한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52년 만에 확정된 이번 개편안에는 지난해 6월 서울시가 발표한 ‘신고도지구 구상안’에서 경관 보호 범위 내 최고 높이를 추가로 완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특히 경복궁 인근 서촌이 개편안에 새로 포함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까지 수렴한 주민과 시의회 의견을 반영해 고도지구를 기존 8곳 9.23㎢ 규모에서 6곳 7.06㎢로 축소하기로 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경복궁 인근 서촌 일부 지역은 최고 20m에서 24m로, 나머지는 16m에서 18m로 높이 규제를 변경한다. 보통 1층 높이가 약 3m이기 때문에, 24m면 8층 건물을 건축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복궁 일대는 1977년 고도지구로 지정된 이후 처음으로 높이 규제가 완화되는 것”이라며 “지역 경관과 여건을 고려해 경복궁에서 가까운 곳과 멀리 떨어진 곳의 높이를 다르게 했다”고 설명했다.



● 남산 일대 최고 45m까지 건축 가능


남산과 북한산 주변, 구기·평창 고도지구의 높이 규제도 완화된다. 남산 주변의 다산동, 회현동, 이태원 등은 높이 12m에서 16m로, 구기·평창동은 20m에서 24m로 높이 제한을 추가로 완화했다. 건물 약 1개 층을 더 올릴 수 있는 높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거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역 주민의 의견이 많았다”며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단일 택지 개발 규제를 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산 주변 고도지구에만 적용됐던 경관 가이드라인은 남산 주변과 구기·평창 고도지구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모아주택 등 정비사업을 추진할 때 남산 등 경관을 가리지 않을 경우 최고 45m 높이(약 15층)의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남산은 서울시의 주요 경관임을 고려해 남측 지역은 소월로 도로면 이하 범위 내에서, 북측 지역은 역세권 내에 있어야 높이 완화가 가능하다.

북한산 주변은 기존 최고 45m에서 평균 45m까지 완화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역세권 정비사업의 경우 최고 높이 제한은 별도로 두지 않기로 했다. 무분별하게 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결과 높이 45m로 설정할 경우 남산과 북한산을 시야에서 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 국회의사당 주변 규제 완화는 보류


오류 고도지구와 서초구 법원단지 주변 고도지구는 당초 방안대로 해지된다. 다만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 고도지구를 75·120·170m에서 90·120·170m로 완화하는 방안은 보류됐다. 서울시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높이 규제 완화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번 개편안과 관련한 부서 협의를 거쳐 상반기 내로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고도지구 전면 개편으로 노후 주거환경을 개선해 도심 도시공간 대전환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