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위 발표한 예비후보 명단 보니…비명 지역구 '문전성시' 지도부 경고·당 징계조치에도 검증대 통과한 친명 원외도 지도부 "민주당 의석 많은 탓에 당내 갈등 불가피한 상황"
더불어민주당 총선 예비후보 검증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이른바 ‘자객 출마’ 논란에 휩싸인 친명 인사들이 줄지어 검증대를 통과했다. 일부는 당 징계 조치 등에도 불구하고 후보 자격 심사서 적격 판정을 받아 향후 친명-비명 간 공천 갈등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인데도 이재명 대표는 자객공천 논란을 두고 “생각 자체가 저열하다”고 일축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예비후보 검증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공천 심사에 돌입한다.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가 발표한 예비후보 명단을 살펴보면, 비명계 현역 지역구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강원도당위원장직을 유지하면서 비명계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출마를 선언해 지도부 경고 조치를 받은 김우영 위원장, 비명계를 겨냥한 막말로 ‘당직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양문석 전 통영·고성지역위원장도 검증 심사를 통과했다.
두 사람 모두 비명으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 지역구에 자객 출마를 자처한 이들이다. 김 위원장은 같은당 강병원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 양 전 위원장은 전해철 의원 지역구 경기 안산상록갑에서 각각 출마 선언했다. 자객출마 논란을 딛고 두 사람이 나란히 검증위 심사를 통과하자 당내 일각에선 ‘친명 봐주기’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친명 인사로 분류되는 정봉주 전 의원도 검증위 관문을 넘어선 뒤 연일 현역 박용진 의원과 날선 공방전을 이어오고 있다.
4년 전 성비위 의혹으로 공천 배제됐던 정 전 의원은 2021년 대법에서 무죄를 확정받고 이번 총선에 재도전한다. 정 전 의원은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만큼 총선 행보에 문제 없다는 입장인 반면, 박 의원은 정 전 의원을 겨냥해 ‘성비위 트로이카’라며 공세를 펼쳤다. 이에 정 전 의원이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양측 공방전이 격화하고 있다. 일부 강성 당원들은 박 전 의원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윤리심판원에 징계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 한 관계자는 “4년 전 총선에서 역대 최다 의석을 확보해버린 탓에 비례대표나 원외 인사들로선 갈 곳이 없다”며 “같은 당 현역들을 상대로 싸워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전날 친명 자객공천 논란에 대해 “생각 자체가 저열하다”고 일축했다. 당내 갈등에 대한 현실 인식이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명계 의원들의 추가 탈당할 경우 이 대표의 책임이 크다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자초한 것이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가진 차담회에서 “공정하게 경쟁을 붙이는 건데 왜 자객 공천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자객공천은 예전에 일본에서 늙은 정치인들을 떨구려고 미모의 여성 정치인들을 꽂았을 때 유래된 것이다. 자객공천은 언어도단”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소위 친명계라고 불리는 나랑 가까운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이 떨어지지 않았나“며 ”거기다 대고 (나랑) 관계가 머니까 공천 안 주고, 가까우니까 공천 준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저열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