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양형위원회 제129차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1.8/뉴스1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판매하거나 마약을 대량 공급하는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처할 수 있도록 양형 기준이 상향된다. 또 국가 핵심기술을 국외로 빼돌린 범죄에 대해서는 최대 징역 18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8일과 18일 제129차 전체회의를 열고 지식재산·기술침해범죄, 스토킹범죄, 마약범죄의 양형기준안을 의결했다고 19일 밝혔다.
먼저 마약범죄 양형기준에 ‘미성년자에 대한 매매·수수 등’ 유형을 신설했다. 환각물질의 경우 종전 10개월~2년에서 1년6개월~3년으로, 대마는 1년6개월~4년에서 4~7년으로, 마약, 향정 등은 5~8년에서 7~12년으로, 영리 목적 또는 상습범은 9~14년에서 10년 이상~무기징역까지 각각 상향했다.
또 마약범죄의 대량화 추세를 반영, 대량범의 권고 형량 범위를 상향하고 특정 마약범죄에 대한 마약가액 ‘10억원 이상’ 구간을 신설해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하게 했다.
10억원 상당은 필로폰 약 10㎏, 헤로인 약 12㎏에 해당한다. 1회 투약 분량이 0.03g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필로폰 10㎏은 약 33만회를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소위 ‘게이트웨이 드러그’로도 불리는 대마에 대한 수출입죄는 가중 7~10년, 투약 및 단순 소지는 가중 1~3년으로 권고 형량범위가 상향된다.
특별가중인자인 ‘범행동기에 특히 비난할 사유가 있는 경우’의 정의 규정에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타인에게 사용, 투약, 제공한 경우 △다른 범죄를 실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 등이 포함된다.
대량범에 해당하지 않는 유형에는 취급한 마약류의 가액이 매우 큰 경우를 특별가중인자로 분류하도록 했다. 가액이 5000만원에 준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다.
또 투약·단순 소지 등을 위한 수출입·제조도 특별감경인자로 신설하고, 범행 후 증거 은폐 또는 은폐 시도를 일반가중인자로 추가했다.
양형위는 이외에 지식재산·기술침해범죄의 양형기준안과 스토킹범죄의 양형기준안 등도 의결하고 공탁 관련 양형 인자를 정비했다.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해서는 국내 침해의 경우 △기본 10월~3년 △감경 6월~1년6월 △가중 2~5년, 국외 침해의 경우 △기본 1년6월~5년 △감경 10월~3년 △가중 3~8년으로 상향했다.
지식재산·기술침해범죄 및 스토킹범죄 양형기준에서 감경인자인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과 ‘상당한 피해 회복(공탁 포함)’에서 ‘공탁 포함’이라는 문구를 모두 삭제하기로 했다.
‘실질적 피해 회복’의 정의 규정에서는 공탁의 경우 ‘피해자의 공탁금 수령의사, 피고인의 공탁금 회수청구권 포기의사 등을 신중하게 조사·판단한 결과 실질적 피해 회복에 해당하는 경우’로 규정했다.
양형위는 향후 양형기준안에 대한 공청회와 관계기관 의견조회 등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오는 3월25일 열릴 제130차 양형위원 전체회의에서 양형기준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