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구두쇠 할머니’로 유명한 신 할머니는 충북 청원군 오창면(현 청주시 오창읍)에서 1남 8녀 중 다섯째딸로 태어났다.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시집에서 쫓겨난 후 ‘만물상’이라는 노점상을 열었고, 여기서 모은 돈으로 청주시 복판에 건물을 지어 임대업을 했다.
신 할머니는 1993년 6월 가치가 약 30억 원이었던 이 건물을 충북대에 맡겼다. 그는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들을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충북대는 이 건물을 판 돈으로 ‘신언임 장학금’을 만들어 해마다 재학생 13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신 할머니는 생전에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나라를 보면 재산이 많은 사람이 움켜쥐고 있다가 쓰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요. 어려운 곳에 조금씩 뿌리고 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내가 기부를 결심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에요.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 그 돈이 무용지물이 되지 않겠어요.”
신 할머니의 장례는 충북대학교장(葬)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22일 오전 10시 충북대 본부 3층 대강의실이다. 장지는 충북대 안에 마련된 교육 독지가 선영이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