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개막 올해 4회째… 비유럽 국가 첫 개최 역대 최다 78개국 1802명 출전 ‘평창 키즈’ 메달 도전도 기대
6년 전 평창 겨울올림픽을 관중석에서 보며 꿈을 키운 ‘평창 키즈’가 19일 막을 올린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에선 빙판과 눈밭을 직접 누빈다. 2018 평창 올림픽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이들은 이제 세계 무대에서도 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왼쪽부터 이번 대회에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신지아 김현겸(이상 피겨스케이팅) 최가온 이채운(이상 스노보드). 뉴스1·X게임 조직위원회·국제스키연맹 제공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레거시를 잇는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이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으로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6년 전 평창 올림픽을 보며 올림피안의 꿈을 키운 2006∼2009년생(15∼18세)의 무대다.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겨울청소년올림픽은 올해 4회째로 유럽 외 국가에서 열리는 건 처음이다.
이날 개회식이 강릉뿐 아니라 평창돔에서도 이원 생중계로 함께 열린 건 평창의 유산을 이어간다는 의미를 담기 위해서다. 개회식에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평창의 대표 유산”이라고 자랑한 ‘드림 프로그램’ 참가자 6명이 올림픽기를 들고 입장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드림 프로그램은 겨울 스포츠를 접하기 힘든 나라의 청소년들에게 겨울 스포츠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32개국 134명이 참가했는데 이들 중 6개국(아르헨티나, 몽골, 이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네팔) 14명은 이번 대회에 선수로 출전한다. 평창기념재단의 겨울 스포츠 저개발국 및 개발도상국 선수 육성 사업으로 꿈을 키운 9개 나라(태국, 대만, 몽골, 싱가포르, 브라질, 콜롬비아, 자메이카, 케냐, 튀니지) 선수 25명도 출전한다.
성화 릴레이에도 평창에서 강원으로 이어지는 의미를 강조했다. 2018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 썰매(스켈레톤)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딴 윤성빈(29)이 첫 주자로 개회식장에 들어섰고 이번 대회 프리스타일 스키에 출전하는 이정민(18)이 마지막 주자로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동반 우승을 노리는 ‘K보더’ 이채운(18·수리고)과 최가온(16·세화여중)도 이번 대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지난해 14세 2개월 나이로 스노보드 최고 권위 대회인 X게임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새로 쓴 최가온은 이제껏 하프파이프 대회에서 1위를 놓친 적이 한 번도 없다. 지난해 스노보드 세계선수권에서 형들을 꺾고 역대 최연소 우승(16세 10개월)을 차지한 이채운은 동생들과 겨루는 이번 대회에선 프리스타일 스노보드 3개 전 종목(슬로프스타일, 빅에어, 하프파이프) 석권을 노린다. 이채운은 3관왕 도전을 위해 일정이 겹치는 X게임 출전을 포기했다. 두 선수는 현재 국제스키연맹(FIS) 남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세계랭킹 1위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한국 선수 중 최연소는 여자 아이스하키의 장현정(14년 4개월)이다.
청소년올림픽에서는 메달 수에 따른 국가별 종합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경쟁보다는 화합과 어울림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번 대회 슬로건 역시 ‘함께할 때 빛나는 우리’다. 대회는 다음 달 1일까지 14일간 이어진다.
강릉=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