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농수축산물시장 가락시장 2016년 가락몰 오픈하며 현대화 나서 온누리상품권 도입으로 편의성 개선 매출 증가되고 지역경제 활성화
가락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 취급이 허용되면서 매출이 크게 늘고, 소비자들도 혜택을 보게 됐다. 사진은 충전식 온누리상품권의 발급을 지원하는 모습. 가락시장 상인회 제공
하루 평균 무려 7500t의 농수축산물 거래량을 기록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채소 경매장과 무·배추 경매장을 자랑하고 있는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가락시장). 국내를 대표하는 가락시장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락시장이 현대화 시설을 갖추기 시작한 건 가락몰을 오픈한 2016년. 가락몰에는 1142개의 다양한 소매점과 은행, 편의점, 보육시설, 의료시설 등이 입점하면서 시장의 편의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정부의 방침이 정해지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가락시장 관리기관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온누리상품권 취급 추진을 위한 법률 및 요건 검토에 착수했고 각 지자체의 골목형 상점가 사례를 분석하고 관련 조례를 살펴봤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송파구는 가락몰이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될 필요성에 공감했고 지정 요건을 갖추었다고 판단해, 가락몰 골목형 상점가 지정 추진에 합의했다. 정부와 지자체, 상인회의 노력으로 지난해 9월 12일 ‘가락몰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됐다.
그러자 가락몰에서 매출이 크게 뛰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는 ‘신의 한 수’가 됐다. 국내산 수산물 구매 시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 받을 수 있는 제도다. 환급 행사가 시작되면서 가락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넘쳐났다. 온누리상품권을 환급해주는 코너엔 수십 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이로 인해 가락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급증하며 수산물, 건어물, 축산, 식품 등 다양한 점포의 매출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가락몰에서 환급된 금액이 41억6000만 원에 이르렀다.
현재 510개의 가게가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상인회는 올 상반기 중에 가맹점 등록 비율을 80%로 높이는 목표를 세웠다.
온누리상품권은 온라인 시장에서 소실된 소비자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특히 온누리상품권을 통한 할인 혜택은 경제적 소비를 추구하는 20, 30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휴대전화 앱을 통한 사용이 편리하다는 점도 젊은층의 선호도를 높였다.
더불어 외국인 손님들의 유입도 늘었다. 가락시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관광특구로 지정되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가락시장의 변화는 상인회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협력과 노력에 의해 이뤄졌다. 온누리상품권을 통한 지원 외에도 가락시장의 시설 개선, 디자인 업그레이드,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이 공사와 상인회에 의해 진행되었다.
가락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취급하기 전에는 송파구에서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만 받을 수 있었다. 지역사랑상품권도 할인 혜택이 제공되고, 고객을 유입하는 효과가 있지만 특정 지역 주민들이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강 회장은 “지역사랑상품권보다 온누리상품권이 시장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공사는 지난해 상인회에 2500만 원 정도를 지원했다. 점포의 실적 관리 지원은 물론 김치 나눔 행사, 유튜브 ‘먹방’ 촬영 등도 공사의 도움으로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가락시장의 외부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 넣은 것도, 경매장 벽에 과일을 그려 생동감을 살린 것도 공사의 아이디어였다. 축산 코너 붉은색, 건어물 가게 노란색 등 판매 상품에 어울리는 유도등을 설치한 것도 공사에서 진행했다. 물류 유통 중심이었던 동선도 공사의 지원으로 소비자 중심 동선으로 탈바꿈했다.
가락시장의 성공 사례는 온누리상품권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소상공인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데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성공 사례를 토대로 정부는 4조 원이었던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를 올해 5조 원까지 늘리기로 결정해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