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겪으며 건강에 관심 커져 “얼굴-피부 관리에 효과” SNS 전파 세계 차시장 5년새 50% 확대 전망 유통업계 “제2의 커피로 성장 기대”
아모레퍼시픽 자회사 오설록이 티하우스 북촌점에서 운영하는 유료 티클래스 장면. 아모레퍼시픽 제공
“비싼 가격이지만 마음이 차분해지는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호기심으로 시작해 고급 취미로 가지게 됐답니다.”
최근 ‘티(tea) 오마카세’를 경험한 이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후기들이다. 고급 식사를 가리키는 말로 음식에 ‘오마카세’(주방장에게 맡기는 특선 요리)란 말을 유행처럼 붙이고 있는데 차(茶)도 그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일부 가게는 1인당 5만 원 안팎에 이르는 가격에도 예약이 어려울 정도다.
● 2030 젊은층 사로잡은 차
실제 서울 홍대입구역이나 강남역 주변 등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몰리는 상권에서 차는 조연을 벗어나 주연으로 올라서고 있다. 2021년 서울 신사동과 성수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연 동아시아 차 업체 맥파이앤타이거가 대표적이다. 2019년부터 온라인에서만 전통차를 팔다가 오프라인으로 진출한 사례다. 기존 카페 중에서도 커피에서 차로 주력 상품을 바꾸는 곳도 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즐겨 하는 젊은 소비자층에게 차가 오히려 ‘힙’한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서란 분석이 나온다.
차가 20, 30대를 사로잡은 또 다른 이유로는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다는 인식이 꼽힌다. 온라인 포털에서 다이어트나 이너뷰티 식품을 검색하면 피부 미용에 좋다는 ‘뷰티차’와 얼굴 부기를 빼준다는 ‘부기차’를 소개하는 글과 영상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제2의 커피’로 성장 가능성
유통업계에선 차 시장이 ‘제2의 커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도 내놓고 있다. 1990년대 이후 30여 년간 가파르게 성장한 커피 시장이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지만 차 시장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2030 젊은층을 중심으로 차(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다양한 차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의 ‘발효:곳간’ 매장. 신세계백화점 제공
젊은 소비자층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차 시장 역시 트렌드에 민감해지고 있다. 과거 허니 자몽처럼 달콤한 첨가물이 든 차가 유행했다면, 최근엔 오미자 등 원재료 맛을 살린 차가 인기를 끄는 식이다. 15년 경력의 한 차 제작자는 “커피도 시간이 지날수록 카페라테보단 아메리카노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듯 차도 재료 본연의 구수한 맛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