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대 졸업생 故여영순씨 유족 지난해 이어 장학금 추가 기탁
여영순 씨의 큰아들과 둘째 아들(오른쪽에서 두 번째 부터)은 19일 호남대에 장학금 3000만 원을 기탁했다. 호남대 제공
대학을 졸업한 지 14년 만에 모교에 장학금을 쾌척했던 70대 만학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며 추가로 장학금을 기부했다.
21일 호남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500만 원을 기부했던 여영순 씨(당시 76세)는 지난해 12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장학금에 3000만 원을 추가로 보태 달라”는 유언을 가족에게 남겼다.
여 씨의 큰아들 허창식 씨와 둘째 아들 허정 씨는 19일 호남대를 찾아 이동우 학생처장과 정영기 교무처장을 만나 장학금 3000만 원을 기탁했다.
여영순 씨는 2003년 56세의 나이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국어국문학 석사학위까지 받았으며 졸업한 지 14년 만인 지난해 7월 모교를 찾아 장학금을 쾌척했다. 초등학교만 졸업한 여 씨는 4남매를 결혼시키고 난 뒤 55세에 중·고교 검정고시를 치르고 대학에 진학했다. 여 씨는 지난해 박상철 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받았던 장학금이 고마워서 뒤늦게나마 ‘후배들에게 노트 한 권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장학금을 전달한다”고 말해 감동을 남겼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