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에 3월 코다이 무반주 소나타로 첫 무대 10월엔 박재홍-바라티와 3중주
첼리스트 한재민이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4년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서의 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2006년 2월 11일생. ‘빨간 양말’ 첼리스트 한재민이 열여덟 살의 꽃피는 봄을 준비한다. 2021년 15세 나이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하고 이듬해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에서도 우승하며 첼로 신동으로서 이름을 세상에 알린 그는 2024년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상주음악가 격)로 위촉돼 3월 27일 첼로 한 대만으로 그 첫 번째 무대를 연다.
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재민은 “음악 안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 최연소라는 숫자에 많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1년 현악4중주단 에스메 콰르텟과 나란히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활동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의 김민 음악감독(1942년생)과는 64년의 나이 차이가 난다.
무반주 리사이틀인 3월 27일 첫 무대는 코다이와 리게티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 카사도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존 윌리엄스 ‘세 개의 소품’을 들려준다. 이 무대의 ‘메인 디시’는 코다이의 소나타라고 한재민은 밝혔다. “코다이는 이 곡을 작곡하면서 ‘몇 년 뒤 모든 첼리스트가 연주할 곡’이라고 얘기했죠. 저와도 굉장히 잘 맞는 곡입니다. 사실 연주하기 힘든 작품이지만 끝내고 나면 큰 의미를 느끼게 될 것 같아요.” 그는 “악기 하나로 80분 이상을 채우는 데 설레고 부담도 있지만 그 부담감 때문에 뭔가 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에네스쿠 콩쿠르 때부터 신은 그의 빨간 양말이 화제에 올랐다. “강렬한 쇼스타코비치 곡을 연주했는데, 여성 연주자는 빨간 드레스를 입는다든지 하는 걸로 곡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지만 남자는 그럴 수 없어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근처 백화점에 가서 빨간 양말을 사서 신었죠.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와서 그 뒤엔 거의 빨간 양말을 신고 연주합니다.”
그는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 볼프강 에마누엘 슈미트를 사사하고 있다. “연주가는 도시나 사는 환경에서 배우는 게 있는데, 이제 독일에 적응해서 그곳을 많이 좋아하고 여러 아티스트들과 만나는 데도 재미를 느낍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형이 같은 건물에 살아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인모 형이 바빠서 거의 집에 없어요.”(웃음)
3월 27일 공연 5만∼9만 원, 10월 30일 공연 4만∼12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