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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을때까지 올게요”…2월 폐점 앞둔 무인가게에 붙은 손편지

입력 | 2024-01-22 11:32:00


단골 아이들이 쓴 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오는 2월 폐점을 앞두고 있는 천안의 한 무인문구점에 단골 어린이들이 감사 편지를 남겼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무인 문구점을 운영하는 점주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40대 무인가게 점주라고 밝힌 글쓴이 A 씨는 “최근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게 문을 닫게 됐다”며 다음 달 매장을 폐업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문구점에 붙였다.

A 씨는 “어느 날 매장을 드나들던 어린이 손님들이 키오스크 앞에 붙여 놓은 편지를 발견했다”며 차례차례 찍은 사진들을 공유했다.

한 아이는 손 편지로 “문구점을 이용했던 한 학생입니다. 덕분에 맛있는 간식도 사 먹고 예쁜 학용품도 사서 좋았어요. 2월 12일까지 여기서 간식 많이 사 먹을게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예전에 간식도 주셔서 감사해요”라고 적었다.

또 다른 단골 아이는 “처음에 왔을 때 계셔서 인사하고 갔었는데 간식 주셔서 감사했었습니다. 또 오실 수 있다면 반가워서 방문할 수 있어요. 아쉽네요”라고 적었다.

단골 아이들이 쓴 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한 6학년 학생이 부착한 편지봉투에는 ‘편지 열지 마세요. CCTV로 보고 있습니다’라며 무인 문구점의 경고문을 흉내 낸 문구와 함께 “문구점을 잘 사용했는데 이제 없어진다고 하니 너무 아쉽네요”라고 쓰여 있었다.

A 씨는 “별거 아니지만, 아이들의 진심이 감동적이었다”며 “무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다행히 도난이나 불미스러운 일도 없었고, 오히려 다른 친구들이 놓고 간 현금이나 물건을 찾아주는 일을 보면서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사연을 들은 누리꾼들은 “아직도 이런 애기들이 있다니 너무 감동이다”,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바르게 자랐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마음씨도 예쁘고 바르게 컸다. 부모님들도 좋은 분들이지 않을까 싶네”, “그동안 무인 매장이 털렸다는 이야기만 공유됐는데 이런 이야기가 들리니깐 기분이 좋다”, “모든 무인가게들이 이런 손님들만 왔으면 좋겠다”, “사장님이 어떻게 가게를 운영하셨을지 그려지는 사진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