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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농수산물, 세계 41개국에서 만나요”

입력 | 2024-01-23 03:00:00

작년 1억3000만 달러 수출 성과
유자-김-미역 등 30여 개 품목
맞춤형 상품 개발-마케팅 집중
수출 개척단 파견해 판로 확보



전남 고흥군은 2022년 8월부터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위한 수출개척단을 운영해 성과를 내고 있다. 사진은 공영민 고흥군수(왼쪽에서 네 번째) 등이 지난해 4월 미국에서 고흥 농수산물을 홍보하고 있는 모습. 고흥군 제공


전남 고흥군은 순천만과 보성만 사이의 반도로 삼면이 바다다. 연평균 기온은 14.5도로 온화하고 일조량이 풍부해 고품질 농수산물이 많이 난다. 전체 면적 807.3km² 가운데 논과 밭은 29%(233.9km²)를 차지할 정도로 농경지가 넓다.

고흥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농산물은 쌀이다. 이와 함께 마늘 1235ha, 유자 658ha, 양파 421ha 등이 재배된다. 745km에 이르는 긴 해안선을 따라 김, 미역, 다시마 등 양질의 수산물도 생산된다. 전체 3만5379가구 중 63%인 2만2268가구가 농수산에 종사해 지역경제 주축을 이룬다. 고흥의 고품질 농수산물은 해외시장 맞춤형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힘입어 수출액 1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고흥군은 농수산물 수출액이 2021년 8200만 달러, 2022년 8500만 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1억3000만 달러를 돌파했다고 22일 밝혔다. 전국 군 단위 자치단체 가운데 농수산물 수출액이 1억 달러를 넘는 곳은 서너 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흥은 세계 41개국에 유자, 김, 미역, 다시마 등 농수산물 30여 개 품목을 수출하고 있다. 해마다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수출물량과 품목을 늘려 나가고 있다. 지난해 주요 품목별 수출 실적은 유자 4534만 달러, 김 2357만 달러, 미역 689만 달러였다. 신민호 고흥군 농수산마케팅팀장은 “유자, 김은 고흥 농수산물 수출시장의 78%를 차지하는 효자 상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주요 국가 수출액은 중국 2359만 달러, 일본은 2311만 달러, 미국 2054만 달러, 러시아 1512만 달러였다. 미국은 2022년 대비 수출량이 12%로 감소했으나 러시아는 130% 늘었다. 러시아는 유자, 김은 물론이고 미역, 다시마 소비가 늘면서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고흥 농수산물은 해외 현지 맞춤형 상품으로 개발돼 수출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고흥 두원농협은 체코에 유자 맥주·차, 생강차 등 5개 상품을 수출하면서 디자인, 내용물을 현지인이 좋아하는 식습관에 맞췄다. 철저한 맞춤형 상품 개발로 체코 수출액은 해마다 200∼300%씩 증가하고 있다. 체코 인근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 수출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고흥군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농수산물 수출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공영민 고흥군수는 2022년 8월부터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위해 수출개척단을 파견하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에서 9차례 농수산물을 홍보해 5500만 달러의 수출 협약을 끌어냈다. 신선식 고흥 두원농협 조합장은 “해외개척단이 운영되면서 농수산물 수출이 늘어 농어민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흥군은 국가별, 품목별 특성에 맞춰 새로운 수출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2023년 전남도 농수산식품 수출 우수 시군 경진대회에서 최고 상인 대상을 받았다.

공 군수는 “농어민이 판로 걱정 없이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수출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며 “올해 파리 올림픽을 맞아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수출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