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전 힌두교도가 모스크 파괴 모디 총리 라마신상 봉헌식 주재
22일(현지시각)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아요디아에서 열리는 힌두교 라마신 사원 \'람 잔마부디 만디르\' 개관식을 앞두고 힌두교 신자들이 사원 주변에 모여 있다. 이 사원은 과거 무슬림과의 유혈 충돌로 약 2천 명이 사망했던 인도 역사상 최악의 종교 갈등 분쟁지에 세워졌다. 2024.01.22. [아요디아=AP/뉴시스]
‘힌두 극우주의’를 주창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32년 전까지 이슬람 사원(모스크)이 있던 곳에 새롭게 들어선 힌두교 사원의 개관식에 22일 참석했다. 4, 5월 치러질 총선에서 3선을 노리는 그가 핵심 지지층인 힌두 보수 유권자의 표심을 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북부 아요디아에서는 모디 총리 등 7000여 명의 정·재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람잔마부미만디르 사원의 개관식이 열렸다. 힌두교가 가장 숭배하는 ‘라마’ 신을 모시는 곳으로 약 1억8000만 달러(약 2430억 원)의 건설비가 투입됐다.
독실한 힌두교도인 모디 총리는 라마 신상(神像)의 봉헌식을 직접 주재했다. 최근 단식과 기도까지 병행하며 이날 봉헌식을 공들여 준비했다.
22일(현지시각)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아요디아에서 힌두교 라마신 사원 '람 잔마부디 만디르' 개관식이 열리는 동안 뭄바이에서 힌두교 신자들이 춤을 추면서 개관을 축하하고 있다. 이 사원은 과거 무슬림과의 유혈 충돌로 약 2천 명이 사망했던 인도 역사상 최악의 종교 갈등 분쟁지에 세워졌다. 2024.01.22. [뭄바이=AP/뉴시스]
2002년 구자라트 주지사였던 모디 총리는 당시에도 양측의 대립 및 이슬람교도의 대량 학살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힌두교도들이 타고 있던 열차가 화재로 불타 60명이 숨졌다. 힌두교도들은 “무슬림의 방화로 일어난 일”이라며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최소 1000명이 숨졌다.
인도 내 무슬림단체들은 “모디 총리가 세속 국가인 인도를 힌두 신정일치 국가로 바꾸려 한다. 1992년이나 2002년 같은 무슬림 박해 사건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