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경선 현장 르포] 헤일리 “대관식 안돼” 사퇴론 일축 트럼프 “새 기록 세울 것” 압승 자신 WP “헤일리 두자릿수 패배땐 기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하차한 2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햄프셔주 로체스터의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체스터·뉴마켓=AP 뉴시스
로체스터=문병기 특파원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공화당 유권자 대다수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시 기회를 주고 싶어 한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나은 후보”라고 밝혔다.
그의 사퇴로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의 양자대결 구도가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뉴햄프셔주 로체스터 유세에서 “이제 공화당이 단결할 때”라며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까지 거론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미국은 대관식으로 대선 후보를 정하는 나라가 아니다”라며 거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디샌티스의 사퇴는 헤일리 전 대사에게 넘기 힘든 장애물”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 지명에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 트럼프 ‘대세론’ 날개, 후보 지명 성큼
이어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하며 “우리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경선의 첫 무대였던 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51%의 지지를 얻었다. 당시 2위, 4위였던 디샌티스 주지사, 인도계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가 모두 경선을 포기하고 자신을 지지한 만큼 뉴햄프셔주에서 비당원 투표가 가능하더라도 아이오와주보다 더 높은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날 뉴햄프셔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CNN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50%의 지지를 얻어 헤일리 전 대사(39%)를 11%포인트 차로 앞섰다. 특히 디샌티스 주지사 지지층의 62%는 “디샌티스 사퇴 시 트럼프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날 에머슨대 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53%)과 헤일리 전 대사(37%) 간 격차가 16%포인트 벌어졌다.
● “헤일리, 두 자릿수 패배하면 사퇴 기로”
21일(현지 시간)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가 뉴햄프셔주 뉴마켓의 한 양조장에서 맥주잔을 놓고 지지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체스터·뉴마켓=AP 뉴시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마지막 유세에서는 “저기 소리가 들리는가? 이건 바로 (나와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양자대결의 소리”라고 강조했다. 이날 유명 TV 프로그램 ‘저지 주디’의 주디 신들린 전 맨해튼 가정법원 판사가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했다.
로체스터=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