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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국가 차원 이익 공유 기준 절실[기고/김윤성]

입력 | 2024-01-24 03:00:00

김윤성 에너지와 공간 대표


탄소중립은 글로벌 에너지 산업계의 큰 화두다. 우리 정부도 탄소중립을 위해 지난해 4월 ‘탄소중립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제1차 국가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골자는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21.6%로 설정하고,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풍력발전 비중을 40%까지 늘리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풍력발전 중에서도 ‘해상풍력’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 바다는 육지보다 풍황이 좋고 개발 가능한 잠재 면적도 훨씬 넓기 때문이다. 삼면이 바다인 국내 지형도 해상풍력에 유리하고, 조선·철강·해양플랜트 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산업 육성에도 용이하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해상풍력의 현실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 초기 단계이다. 다른 발전원 대비 발전단가가 여전히 높다는 점이 표면적 이유다. 하지만 다행히 기술 발전과 풍력 산업 내 밸류체인의 성숙, 물류 효율성 증가 등으로 이 문제는 점차 해소되고 있다.

하지만 입지 갈등은 해결이 여전히 어렵고, 사업 지연의 빈번한 원인이 된다. 지역사회와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기준을 만족하는 주민·어민의 투자 참여가 있을 때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에 추가 가중치를 부여해 사업성을 높이도록 지원해 왔다.

REC 판매 대금은 전기요금 중 기후환경요금에서 지급된다. REC는 보조금이 아닌 소비자의 요금이 재원이다. 주요국은 재생에너지에 이러한 부가금 제도를 두고 있고, 우리나라도 중앙정부 차원의 필수 정책이다.

최근 재생에너지 시장에는 염려되는 점이 있다. 한 가지는 주민 참여 투자 주체가 주민·어업인 개인이 아닌 협동조합 등 법인인 점이다. 법인이 투자하면 소득은 법인으로 귀속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개인의 소득이 되기 위해서는 투자 주체가 개인이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일부 지자체에서 정부가 큰 비용을 들여 지원하는 주민참여제도와 별개로 사업자에게 이익공유기금 의무를 부여하려는 움직임이 계속 나타난다는 점이다. 제주특별법에 근거해 풍력 개발을 시행하는 제주도의 경우 당기순이익의 17.5% 또는 매출액의 7%가 기준이다. 최근에는 특별법과 무관한 지자체들도 기금 납부를 사업자에게 의무화하려 한다.

이러한 방식은 중앙정부 차원의 주민참여제도와 별개로 부과되는 준조세 성격을 가진다. 해상풍력 선진국이 이익 공유가 의무인 경우는 없다. 아마도 이익공유기금 의무가 생기면 사업자는 관련 비용을 간접비에 포함해 원가를 높게 잡을 것이다. 결국 전기요금 상승 요인이 될 수도 있고, 재생에너지 가격 경쟁 중인 세계 흐름에 역행할 수도 있어 걱정이 된다.

이익 공유는 중요하지만 한편 사회적으로는 비용이기도 하므로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에너지 정책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이익 분배는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큰 그림을 가진 중앙정부가 주민과의 이익 공유 가이드라인을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확립하여 보편타당하고 주민과 상생하는 이익 공유화 제도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김윤성 에너지와 공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