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세자녀출산지원재단 이사장
민간 재단을 세워 출산 지원에 앞장서고 있는 김영식 이사장. 김영식 세자녀출산지원재단 제공
“비구름이 많이 모이면 비가 오고 사람이 많이 모이면 힘이 생깁니다. 인구가 없으면 무슨 힘이 생기겠습니까.”
출산지원 민간 재단을 설립해 활동해 오고 있는 김영식 세자녀출산지원재단 이사장(73)의 지론이다.
전 천호식품 회장이었던 김 이사장은 2018년 천호식품 지분을 매각한 뒤 20억 원을 출자해 ‘김영식 세자녀출산지원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이후 매년 6월과 12월 2회에 걸쳐 세 자녀를 출산한 가정을 지원해 왔다. 공모에 응한 세 자녀 가정 중 추첨을 통해 매회 50∼60가정에 200만 원씩을 지급했다. 지금까지 702가정에 14억3600만 원의 출산 장려금을 지원했다.
그가 출산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한국의 저출산 문제에 대한 신문 기사를 읽었는데 이를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습니다. 해결책을 궁리하다 ‘나부터 해보자’라고 마음을 먹었죠.”
이후 자신의 회사 안에서 다자녀를 출산한 직원에게 각종 지원금을 지급하고 자신이 운영하던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도 출산장려금을 지원했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2017년까지 재단 설립 이전에 사비로 지원한 출산 장려 금액이 9억1000만 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재단의 기금 외에도 여러 기업의 후원금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1억8000여만 원이었던 후원금은 지난해에는 3억2000여만 원으로 늘었다. 그는 자신의 사업 경험을 살려 젊은 사업가들의 멘토 역할을 해오기도 했는데, 이같이 자신과 인연이 닿은 사업가들이 성공한 뒤 재단에 출산장려금을 후원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장기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두 자녀, 세 자녀를 낳았을 때 주택 제공 등 주변에서 부러워할 만큼 파격적인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궁극적으로는 결혼 장려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