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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오미자 피지오, 상주산 바질 막걸리… 로컬 ‘로코노미’ 상품 인기

입력 | 2024-01-24 03:00:00

외식-유통업계 다양한 상품 내놔… 성인 81.6% 로코노미 구매 경험
명확한 산지로 제품 신뢰 높여… 2030 “힙해”, 4050 “믿을 만해”
지역과의 결합으로 ESG 강조… 로코노미 트렌드 이어질 듯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로코노미’(로컬+이코노미) 트렌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충북 옥천군의 특산물인 단호박을 이용한 스타벅스코리아의 ‘옥천 단호박 라떼.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외식·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지역 식재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로코노미(로컬+이코노미)’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수도권에 대다수 젊은 인구가 몰린 상황에서 로컬을 강조한 상품이 젊은 층에게 되레 ‘힙’하게 다가오고 있다. 명확한 산지로 제품의 신뢰도가 올라간 점도 로코노미의 인기를 견인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지역과의 결합을 통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강조할 수 있어 ‘윈윈’이 된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81.6%가 로코노미 제품을 구입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로코노미 소비 이유로는 ‘이색적이다’(49.6%), ‘특별한 경험을 위해서’(39.2%) 등이 꼽혔다.

특히 20대와 30대는 로코노미 상품을 소비하는 이유로 ‘특별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4050세대로 갈수록 원산지가 확실하고 재료를 신뢰할 수 있는 점이 로코노미 소비의 이유로 꼽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 많이 거주하는 젊은 층에겐 지역의 가치가 오히려 독특했을 것”이라며 로코노미 인기 이유를 설명했다.

로코노미 상품이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카페, 패스트푸드 등 외식업계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16년 여름 한정 ‘문경 오미자 피지오’를 선보인 이래 ‘이천 햅쌀 라떼’, ‘공주 보늬밤 라떼’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2년에는 동반성장위원회 등과 상생협약을 맺고 ‘상생음료’를 꾸준히 제작 중이다. 스타벅스 음료팀이 레시피를 개발하고 원·부재료를 전국 소상공인에게 전달해 판매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충북 옥천군의 특산물인 단호박을 활용한 ‘옥천 단호박 라떼’를 개발해 전달했다.

메뉴 개발이 빠른 패스트푸드 업계도 로코노미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해서 선보이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한국의 맛(Taste of Korea)’ 메뉴를 통해 로컬 소싱 메뉴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롯데리아도 지역 맛집과 협업해 디저트 메뉴를 개발하는 ‘롯리단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맛 시리즈는 2020년 첫 발매 이래 3년간 1900만 개를 판매하는 등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경북 상주산 바질을 이용한 GS25의 ‘너디호프 드라이’ 막걸리는 로코노미 상품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GS25 제공

유통업체도 자체 제작 브랜드(PB)와 자체 프로젝트 등을 통해 로코노미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GS25는 23일 지역 청년 사업가가 개발한 막걸리와 전통주를 선보이는 ‘힙걸리 프로젝트’의 첫 번째 상품으로 경북 상주산 바질 막걸리 ‘너디호프 드라이’를 선보였다. 너디호프 드라이는 상주시에서 생산된 바질로 만든 막걸리로 주조회사 역시 상주에 있어 지역을 강조했다. GS25 관계자는 “청년 사업가가 판로 걱정 없이 개발 및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린푸드도 지역 상생 프로젝트인 ‘모두의 맛집’을 통해 각 지역 재료를 이용한 제품을 판매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제주 지역에서 생산된 구좌 당근을 사들여 당근 케이크를 제작하는 등 로컬과의 상생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에서 당근 농사가 풍년이 들어 전년보다 생산량이 85%가량 증가해 가격 하락으로 고민에 빠진 농가를 돕기 위해서다.

로코노미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엠브레인에 따르면 응답자의 87.6%가 ‘향후에도 로코노미 제품을 소비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잘 팔리는 데다 상생의 이미지와 가치를 강조할 수 있어 (로코노미)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