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먼저 퇴근” 유연근무 강조 일요일 열리던 고위간부회의도 “주말 근무 없게” 금요일로 옮겨
“간부들이 솔선수범해 먼저 컴퓨터를 끄고 퇴근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최근 기재부 직원 모두에게 이 같은 단체 쪽지를 보냈습니다. 오후 4시에 퇴근하는 유연근무일이니 간부들부터 모범을 보여 일찍 퇴근하라는 내용인데요.
기재부는 매월 둘째, 넷째 주 금요일을 공식 유연근무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중에 추가로 일하고 한 달에 2번 금요일에 2시간 일찍 퇴근하는 자체 규정입니다. 하지만 국·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늦게 퇴근할 때는 직원들이 눈치를 보느라 먼저 일어나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이걸 전해 들은 최 부총리가 메시지를 낸 겁니다.
이 회의 시간이 금요일 아침으로 바뀌면서 기재부 직원들 사이에선 “주말에 연락 걱정 없이 편히 쉴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22일 기재부 익명 게시판인 ‘공감소통’에는 “(금요일로 회의를 옮기는 게) 누구 아이디어였는지 모르지만 생각해준 분께 감사하고, 채택해준 부총리께도 감사하다”는 글이 올라와 많은 추천을 받기도 했습니다.
최 부총리는 또 최근 간부회의에서 “(나에 대한) 형식적인 의전은 그만하고 실질적인 성과에 집중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기재부 내 젊은 사무관들 사이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 안팎에선 높은 업무 강도와 경직된 조직 문화 때문에 젊은 사무관들이 기재부를 기피한다는 말이 벌써 수년째 나오고 있습니다. 한 기재부 사무관은 “업무 효율화가 계속돼 동료들이 떠나는 일이 줄어들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