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자치구 동물 복지 서비스 유기견 발생 막고 견주 부담 경감 2박 3일 위탁비용 5000원으로 저렴 취약층 반려동물 위탁보호소도 운영
지난해 1월 설 명절 기간 서울 노원구 노원구청 2층 대강당에 마련된 ‘반려견 돌봄쉼터’에서 펫시터가 반려견들을 돌보고 있다. 노원구는 올해 설 연휴인 다음 달 9∼11일에도 반려견 돌봄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가구당 1마리씩, 총 30마리를 선착순으로 접수받으며 31일 오후 6시까지 노원구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노원구 제공
“올초부터 접수 공지를 계속 기다리다 콘서트 티케팅 하듯이 신청했어요.”
4세 반려견 ‘우노’를 키우는 직장인 박정숙 씨(34)는 22일 오전 서울 노원구 홈페이지에서 ‘설 연휴 반려견 돌봄쉼터’ 이용 신청에 성공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접수 첫날이었지만 선착순으로 30마리만 받다 보니 서둘러 신청했다고 한다.
다음 달 설 연휴에 혼자 충북 청주시에 가야 한다는 박 씨는 “돌봄쉼터 서비스가 있는 걸 모를 때는 명절마다 민간 애견호텔을 이용했다”며 “지난해 처음 이용해 보니 2박 3일 동안 위탁비 5000원만 내면 돼 비용이 저렴하고 서비스가 만족스러워 올해도 이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 명절 맞아 문 여는 반려견 돌봄쉼터
설 명절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시와 자치구가 연휴를 맞아 ‘반려견 돌봄쉼터’ 등 동물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원구는 다음 달 9일부터 11일까지 2박 3일간 노원구청 2층 대강당을 돌봄쉼터로 운영할 예정이다. 귀성을 계획하고 있는 반려인의 부담을 줄여주고 연휴 기간 유기견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돌봄쉼터는 쿠션 방석과 매트 등 침구로 꾸며진다. 반려견의 안전을 위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3인 1조로 편성된 전문 펫시터가 2교대로 반려견을 돌본다. 야간에도 당직 근무 인력을 활용해 반려견의 상태를 살핀다. 반려견의 체급에 따라 놀이터가 구분되며, 질병이나 부상이 발생하면 지역 내 24시간 운영하는 동물병원으로 연계해 추가 사고를 방지한다.
4세 폼피츠 ‘장군이’를 키우는 직장인 최선 씨(52)도 22일 노원구의 반려견 돌봄쉼터를 신청했다. 설 연휴 전남 진도로 귀성 예정인 최 씨는 “장군이가 주변 소리에 민감하고 멀미를 해 귀성길을 함께할 수 없는데 집에 혼자 두자니 불안한 마음이 컸다”라며 “돌봄쉼터를 이용하면 펫시터가 반려견의 상태와 기분, 특성까지 문자메시지로 보내줘 믿고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노원구 관계자는 “주변 환경에 민감한 반려견의 경우 평소 먹는 사료나 사용하던 장난감, 침구 등을 준비해 가져오면 좋다”고 전했다.
서울시도 올해 자치구 8곳에 ‘우리동네 펫 위탁소’를 지정해 설 연휴 전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상적으로 반려동물을 돌보기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의 반려동물 위탁보호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는 광진·성북·강북·서대문·강서·동작·강남·송파구에서 운영된다.
● 임대차계약 ‘반려동물 특약’ 갈등 조정
서울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서울 시내 반려동물 가구 수는 89만 가구다. 전체 가구의 22.2%가 반려동물 보유 가구로 나타나 다섯 집 중 한 집은 반려동물과 사는 셈이다. 같은 기간 반려동물 마릿수 역시 114만7000마리를 넘어 3년 연속 증가세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반려인과 다른 주민들이 공존할 수 있는 ‘반려동물 동행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